집행부 [551252] · MS 2015 · 쪽지

2018-06-18 13: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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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수험생들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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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수험생들에게 바칩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정시충이기 때문에^^





"동무는 어떤 대입방법을 선택하겠소?"
"정시."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담임이, 윗몸을 교탁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동무, 수능도, 마찬가지 똑같은 공부이요. 또 다른 사립고 출신들과 머리 좋은 재수생들이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정시."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한번 밖에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학생부를 왜 포기하는 거요?"
"정시."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학년부 부장이 나앉는다.
"동무, 지금 대교협에서는, 수험생들을 위한 가이드북를 냈소. 동무는 누구보다도 먼저 자소서를 가지게 될 것이며, 수석으로 존경받을 것이오. 전체 수험생은 동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당신의 내신도 동무의 종합전형을 반길 거요."
"정시."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담임이, 다시 입을 연다.
"동무의 심정도 잘 알겠소. 오랜 내신 공부에서, 선배들의 간사한 꼬임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오. 종합전형은 동무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동무가 수행평가와 지필평가에 바친 충성을 더 높이 평가하오. 일체의 부정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하오. 동무는……"
"정시."
학과장이,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선생은, 증오에 찬 눈초리로 3학년을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눈길을, 방금 도어를 열고 들어서는 다음 학생에게 옮겨 버렸다.
아까부터 그는 설득자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을 되풀이 대꾸하면서, 지금 다른 상담실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광경을 그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도 자기를 세워 보고 있었다.
"자넨 어디 출신인가?"
"……"
"음, 3등급이군."
진학 상담 부장은,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면서,
"정시라지만 막연한 얘기요. 종합전형보다 나은 데가 어디 있겠어요. 수능을 해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수능 해 봐야 내신이 소중하다는 걸 안다구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울분은 나도 압니다. 종합전형이 과도기적인 여러 가지 모순을 가지고 있는 걸 누가 부인합니까? 그러나 종합전형엔 정성이 있습니다. 수험생은 무엇보다도 3년간의 생활이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6월 모평과 수능 배치표를 통해서 이중으로 그걸 느꼈을 겁니다. 대학생은……"
"정시."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나의 모교, 내 후배의 한사람이, 수능을 하겠다고 나서서, 선배로서 어찌 한마디 참고되는 이야길 안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이곳학생 2백만 동문의 부탁을 받고 온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서, 재수의 품으로부터 데려오라는……""
"정시."
"당신은 비교과 활동에서 칭찬까지 받은 고학년입니다. 수시는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불안정한 등급을 바라보다 기숙학원으로 떠나 버리렵니까?""
"정시."
"고학년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제 내신을 없애 버리겠습니까? 3등급이 나왔다고 말이지요. 당신 한 사람을 잃는 건, 문과생 열을 잃은 것보다 더 큰 학교의 손실입니다.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수능은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나이를 약간 더 먹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수시의 품으로 돌아와서, 국가 정책을 순응하는 일꾼이 돼주십시오. 등용문에 가서 고생하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 마십시오. 나는 후배가 아닌 동생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종합전형에 오는 경우에, 개인적인 세특을 추가해줄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3학년은 고개를 쳐들고, 반듯하게 된 상담실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정시."
부장은, 손에 들었던 연필 꼭지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앞에 있는 JINHAK 홈페이지를 돌아볼 것이다. 합격예측창을 보며, 어깨를 추스르며, 눈을 찡긋 하고 웃겠지.
나오는 문 앞에서, 담임의 책상 위에 놓인 수험표에 이름을 적고 상담실을 나서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1670배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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