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3~8 등급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ld.orbi.kr/00023531467
국어 3~8 등급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희망을 드리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현역으로서 3등급 정도면 아직은 단지 성적이 나오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수, N수를 해도 3등급이거나 그 이하인 경우는 스스로 생각이 달라집니다. ‘나는 국어에 재능이 없나보다’, ‘국어는 날때부터 되는 사람, 안되는 사람이 정해진 거다’ 등등.
3등급 이하가 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라고서 시작하겠습니다. 3등급 이하 중 언어능력(언어습득능력, 언어학습능력) 자체가 낮아서 한계에 부딪힌 사람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분들은 현역 때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봅니다. 여러 학원, 인강, 공부법을 시도해봤지만 잘 되지 않아 재수, 3수를 한 다음 뭔가 나에게는 문제가 있다고 인식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N수생, 재수 후 진학했다가 다시 수험생, 군 전역 후 수험생 등 가운데 이런 사람을 많이 만나 보았습니다. 수험 영역이 아니라 독해(지도)영역에서는 이런 분들을 읽기이해부진(poor reading comprehension)이라고 합니다. 읽기가 잘 되지 않아서 이해가 어렵거나(아주 심하면 난독증이라고 합니다), 읽기는 웬만큼 하는데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어렸을 때 읽기 및 이해력 발달에 필요한 과정이 부족했거나 인지능력발달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자라면서 따라잡았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학습이 될 만한 강도의 수업이나 독서가 이런 사람들에게는 보통으로 학습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뒤쳐진 것입니다.
말을 배우는 것이 느렸거나, 활발하고 정확하게 언어구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거나, 글을 익히고 읽는 것이 느렸거나, 어려웠기 때문에 피했거나, 연령이 높아질 때 글을 읽기 수준을 높이기를 원하지 않았던 분들입니다.
시험에 맞닥뜨려서 열심히 공부를 하더라도 이분들이 흡수할 수 있는 강의나 공부법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조금 특수한 공부를 통해 일반적인 학습법이 가능한 상태에 도달해야 합니다.
필요한 만큼의 시각적인 주의력, 정상수준의 음운인식능력과 음운작업기억, 신속한 단어인식을 위한 독서량(단어 처리 경험), 단어지식(아는 단어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는 단어에 얼마나 많은 지식이 연결되어 있는가), 문장처리 능력(속도 중요), 문장 간 의미 통합 능력과 추론, 읽기 전략, 기초 지식 등등을 ‘정상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읽기이해부진인 분들을 귀엽게 줄여서 푸딩이라고 하겠습니다.(POOr reaDING) 푸딩이들을 위해 글을 쓰겠습니다. 도움이 될 것 같다면 질문을 해주세요.
다만, 뭘로 공부하면 돼요? 이런 질문은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질문은 다짜고짜 내일 뭐 입으면 돼요?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키가 몇인지, 어깨 폭이 어느정도인지, 피부톤이 어떤지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 말해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모델핏으로 가정하고 말해줄 수는 없지요.
다음 글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확통 미적보다 수요 딸려서 안되나 기하100 맞고싶다
-
도합 12점이 걸린 282930이 문제임
-
잔다이제 6
-
야심한 밤에 2
“3시”
-
고1 끝나고 바로 학원 끊고 메가패스 사서 현우진 커리 타는 중입니다 겨울방학 때...
-
만점 기트남인 vs 만점 통통이 누가 더 많을까
-
이거 표로 나오는거 언제 발표되나요? 전국 몇등일지 넘 궁금쓰~
-
버근가 4
ㅋㅋㅋㅋㅋ
-
물론 미적이 어려웠단걸 감안하는게 맞지만 내 주변에 수학 존나 잘하는 통통이 하나...
-
삼. 당신은 삼이라는 숫자를 사랑하십니까. 이 수를 헤아릴 때면 나는 까닭 없는...
-
라유투자은행으로 다시 이름 바꿀께요
-
오오 오오오 두산의 허경민
-
1통이들은 많이 없음? 15
오르비 성1적 인증에서나 보이고 현실에선 거의 못보네
-
과탐 7
작년까지 1하다가 올해 진짜 뭔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생2 했는디 과탐 1등급 처음 받아봄ㅜ ㄹㅇ
-
텔그 이거맞나 1
물어보고싶은데 물어볼곳이없네
-
반영비가 뭐가 다른가
-
작년엔 하루에 2번씩 했는데 올핸 하루에 한번으로 줄임
-
우왕 추억이다…
-
앞이 캄캄하네ㅋㅋㅋㅋ...................... 현타 씨게 온다 하아......
-
2주일의 기적 야호~
-
고2 정시 파이터인데 투과목 해보고 싶은데 어떰? 배기범이 난이도는 많이 차이 안 난다하던데
-
지금 adhd 있어서 복용하는데 하…체질상? 인지 콘서타 36mg 복용중인데...
-
다가와 다가와
-
저격합니다 18
네
-
재수하고 24수능, 실망했지만 타협했고 건대 대형공대 들어갔고 1학년 과탑까지 먹음...
-
검사되고싶다 1
근데 마법사도 좋은데 뭘 해야할질 모르겠네
-
근데 그게 맞음 실제로 애새끼니깐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돼야 하는데
-
혹시 이정도로 수학 부족한가요? 9모 때 수학 높2까지 올리고 싶어요..
-
검사가 되려면… 0
제목 그대로 검사가 되려면 보통 몇년 정도 잡아야 하나요? 대학 입학 부터 검찰에 들어가기까지…
-
안빈낙도하고싶네 6
-
약간 덜렁거리는데 나름 연상이랍시고 리드하려 하다가 지도 모쏠이라서 약간 어설픈 그런 누나
-
덕코 안줘
-
오노추 3
아실분들은 알듯...
-
새벽반 진짜 있나보네 10
본사람 또보고 또보고ㅋㅋㅋ
-
이걸안해?왜안해?해줘!해줘!해줘!
-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외모는 변했어도 사람 자체가 설레더라고
-
2009기출 부터 이제 2016기출까지 왔는데 언제 2024기출까지 보냐.. 특히...
-
고2 현역 정시파이터인데 약대를 목표로 하고 있음 중간고사에서 어느정도 공부 잘하는...
-
이왜진
-
난 새벽반임? 5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항상 나타나는데 새벽반인가?
-
백분위 82면 3등급 후반인가요?
-
오랜만입니다…. 화작 미적 사문 지구인데… 뭐 하나 특출나게 잘하면 몰빵 공부법...
-
더러운 뒷골목을 헤메고 다녀도~
-
으흐흐
-
연애 기원
-
기출을 한번 풀면 다시 풀 때는 안틀리는데 똑같은 문제를 변형해서 내면 못풂 이거...
-
제발 수능때도
-
당신께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정보글추 정성추
감사합니다
완전 저네요 ㅠ
문맹좀 구제해 주세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어떤 상태인지를...
배경지식이 너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인간관계, 감정,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국어 투자시간이 되게 많고 선생님들 방법 체화시켜서 잘 연습하는데 실전으로만 가면 타임어택이 심해 뭉게읽고 답이 안보이고 난리가 나요ㅠㅠㅠ (문학은 케바케고 화작이랑 독서가 특히 그래요) 다시 정상적인 상태에서 보면 출제포인트도 다 보이고 그러는데 실전연습이 부족해서 그런건가요?
그렇죠. 숙달이라는 건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지요. 체화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덜 된것일 수 있고, 아니면 된 듯하지만 사실은 아니거나 되지 않을 방법일수도 있습니다. 머리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연습을 실전처럼 지문과 문제를 만났을 때 제대로 읽고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실전에서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하셔야겠지요. 문제풀이가 제대로 안되는 분들 가운데 사실은 지문이해가 불충분하기 때문인 사람도 많습니다.
국어 시험 볼때 시간이 부족한건 전체적인 능력의 부족일까요? 제 경우는 읽는 속도를 늦추면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지문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 착각일지는 모르지만 이해능력과 추론능력은 나쁘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읽는 속도를 조금 올리면 정보를 머리에서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점점 글이 망가져서 들어옵니다.
이번 6월모의고사도 결국 지문하나를 통째로 못읽고 날려버려서 3등급이 나왔네요..
평소에 하는 국어공부는 문장하나하나를 정확히 이해하고 서로 붙여나가면서,뜻이 잘 안와닿는 단어는 찾으면서.이런식입니다.
선생님께서 말하는 푸딩을 벗어나려면 어떤 방향이 가장 괜찮은 방향일까요?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속도문제는 여러가지 약점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원인을 하나로 꼽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추론능력이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도...추론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쉬운 소설을 중학생이 글을 읽는 동안 한 지점에 머무는 시간은 240ms(0.24초)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뭔가 추론을 한 지점에서는 700~1000ms 정도 머물렀습니다. 글 이해를 잘 하는 사람은 좀 더 빠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많이 걸립니다.
질문자께서 시간이 충분히 두고 글을 읽으면 추론이 일어나서 이해가 쉽지만, 빨리 읽으려 하면 추론이 그때그때 일어나지 못한 채 다음 단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글을 대충 이해하게 됩니다. 눈사람을 만들 때 여러 번 다진 눈덩어리는 단단하지만 대충 다지고 계속 굴리다 보면 쪼개져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추론은, 단어나 어떤 표현을 읽고 마땅히 일어나야 할 오직 한 가지 추론이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추론은 글의 한 대목에서 독자가 가진 지식 중 어떤 것과 연결지을 지, 앞서 읽은 어떤 내용과 결부시킬 지 탐색하고 연결하는 수 차례 시도하던 중 일어납니다.
추론에 능한 사람은 무작정 맞춰보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으면서 맥락에 따라 무엇과 무엇을 연결지을지 범위를 축소시킵니다. 마치 드라마를 많이 본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뻔히 아는 것처럼요.
제가 말하는 '추론'과 질문자가 능숙하다고 한 '추론'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말한 바에 한해서, 질문자께서는 추론을 위한 맥락을 읽는 눈치가 아직 능숙하지 않을 수 있고, 추론을 뒷받침해주는 지식이 얕을 수도 있습니다. 말씀해 주신 한정된 정보를 근거로 여러 가지 설을 말씀드립니다. 이외에도 원인은 있습니다만 가능한 원인을 다 말씀드릴 필요는 없어서 줄입니다.
해결방법으로서 가장 rough한 방법은
지문 하나를 5~6분 정도 정해서 시계를 맞춰놓고 읽습니다.
읽고 나서 내용을 (순서대로x) 종이에 적습니다. 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본인이 설명한다고 생각하고서. 내용과 자신이 적은 내용을 비교합니다. 글의 구조, 초점도 확인해 봅니다.
그리고 4분으로 줄여서 하고, 잘 하게 되면 3분으로 제한시간을 줄이면서 합니다.
만약 단어지식에 한계가 있으면 이 연습은 많이 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연습해보겠습니다!
rough한 방법이라서 일주일 정도 일단 해보시고 다시 이야기 나눠 봐요
본문에 언급하신 특수한 공부가 뭔가요??
앞으로 글을 쓸 내용에 해당됩니다. 수험생은 국어 시험공부로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지만 지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지문을 이해하기 위해서 갖고 있어야 할 능력들을 하나하나 갖추고 향상시킬 필요가 있는데, 그것을 해주는 공부를 의미합니다. 위에 말한 3-8등급 푸딩은 일반적인 공부로는 향상이 안되거나 덜 되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약한지를 언어심리학적으로 점검(검사)하고, 훈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저런 공부를 하면 된다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서 '어떻게 공부하면 된다'고 바로 이야기하지 않은 걸 이해해주세요. 후속 글을 쓸겁니다.
급하시면 이전에 제가 쓴 글들을 읽어보세요
https://orbi.kr/00023552137
여기 답변이 될 내용 직전의 글입니다.
특수한 공부로 향상시켜야 할 것들을 적었습니다.
아직 어떻게 공부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