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ette0918 [799225]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12-04 00: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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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에 리트가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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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6 9 수능 97 97 98
이건 칼럼은 아니고 그냥 대충 쓰는거임(아까 누가 질문글 올리길래) 이 글의 내용은 주로 216 선생님이 강의에서 말하는 거라서 216학파면 굳이 볼필요 없음

결론적으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리트는 수능 공부에 '충분'합니다. 리트와 수능은 모두 인지적성시험이고, 그 둘의 차이는 질적 차이가 아닌 양적 차이입니다. 즉 리트가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과 수능이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의 종류는 같으며, 그 정도만 다를 뿐입니다.
그 능력은 바로 출제자의 스키마를 내 머릿속에 그려서 거기에 맞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출제자가 이건 필요조건이야!라고 글을 쓰진 않습니다. p이려면 q이어야 한다고 글을 쓰죠. 또 충분조건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p만으로 q라고 씁니다. 이처럼 지문의 장치를 바탕으로 스키마를 구성해내는게 수능 지문을 읽는 목적입니다.
이전까지 기출에서 나오던 논리 구조는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에피쿠로스 지문의 반론 문제나, 미토콘드리아 지문의 보기 문제 같은 유추 문제는 리트에서 주로 나오던 형태였습니다. 반론 문제에서 'p이면 q이다'에 대한 반론이 p and ~q 라는 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또 금융 건전성 지문의 보기 문제 역시 이전 수능에서는 묻지 않았던 '양상'을 물은 문제였습니다. 단정할 수 없는데 '필요'하다고 하면 틀린 말이라는 논리였죠. 당시 잘못된 해설이 난무했던 이유는 '양상'이라는 수능에서는 생소한 개념 때문이었습니다. 2020학년도 9월 모의평가의 영화 지문에서도 반론 문제가 있었으며, 2020학년도 수능은 아직 분석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문제 형식이 상당히 이원준 300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현장에서 받았습니다.

쓰다 보니 길어졌는데, 2020학년도부터 수능이 리트를 따라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리트 없이 이런 논리 형식들을 익히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굳이 훌륭한 컨텐츠가 있는데 그걸 안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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