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건소에서 복무하면서 지금까지 만 명이 넘는 환자들을 진료했는데요,
그 중에는 감기 환자도 수백 명 있었죠.
항생제는 불필요하게 사용하면 내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백 명의 감기 환자들 중에 처방해 준 사람이 꼭 필요해 보이는 사람 열 명 남짓 되려나 싶고, 지금까지는 그렇게 처방을 했어도 별 문제가 없었어요. 다른 의사들이 어떻게 처방하고 있는지는 제가 알 도리가 없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저는 정말 한국 의사들이 항생제를 저 프로그램을 통해 비난받아야 할 만큼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긴 합니다. 그냥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이 늘 그렇듯 어느 정도는 대조를 위해 악의적으로 편집이 되었을 가능성도 꽤 높다고 생각이 되고요.
약이 늘어갈수록 부작용 위험도 증가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감기에 흔히 사용하는 소염진통제, 진해제, 거담제, 항히스타민제 같은 것들이 유발하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건 좀 호들갑인 것 같고요, 사실 감기는 약을 안 먹으면 1주일 만에 낫고, 약을 먹으면 7일 만에 낫는다는 영국 속담대로 입니다. 감기는 보통 아데노바이러스나 RSV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감기에 쓰는 약들은 항바이러스제가 아니라 그냥 증상을 덜하게 해주는 약들 뿐이거든요. 가래가 너무 낀다, 좀 덜 나오게. 콧물이 줄줄 나와서 아무일도 할 수가 없다, 그러면 콧물 좀 마르고 코가 덜 빽빽하게 해주는 것 정도죠. 결국 감기가 낫게 되는 건 건강한 사람이라면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제압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구미권은 워낙 의사 만나는 데 비용이 비싸거나 대기 환자가 많아 번거로워서 감기를 가지고 진료를 받지는 않지만, 사실 마디마디 쑤시고 열 뻗치면서 일 못하고 1주일을 보내느니 그냥 불편하지만 그럭저럭 견딜만하게 1주일을 보내는 편이 환자 입장에서도 좋죠.
저도 우리나라의 건강 보험 재정을 생각하면 감기 환자들에게 그거 가만히 있으면 다 낫는 거니까 그냥 집에 가세요 하고 싶지만.. ㅎㅎ 그러면 환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죠.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쎄게 지어주세요, 주사 놔주세요'에, 약 개수 적으면 의사 입장에서 오히려 눈치 보이는 게 우리나라 의료의 현실인데..
어제도 '금니를 뽑았더니 이빨에서 염증이 생겨서 그게 얼굴을 타고 뇌로 올라갔다'고 주장하는 환자에게, 당신에게 필요한 건 항생제가 아니라 정신과 진료란는 걸 설득시키기 위해 30분이 걸렸는데... 이 분은 저를 찾아오기 전까지 시내 모든 치과를 다 돌아다녔다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진료 안해준다고 치과의사 놈들 다 쓰레기라 하시더군요. 이 환자 분 3년 동안 보건소에 몇 번을 왔던 기록이 있던데, 전임자 분들은 그냥 항생제 주고 말았더군요.
아무튼 저는 이분 30분 동안 진료해 주고 진료비로 500원 받았습니다.
결국 제 댓글도 오르비 사진관에 의사들이 남기는 댓글이 항상 그렇게 끝나듯이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한탄 + 비판으로 마무리로군요. ㅎㅎ
환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라끄리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의사분이 보이지 않지만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묵묵히 소신껏 소임을 다하시는 분은 눈에 안띄고 그렇지 않은 분들이 눈에 띄기 마련이라 쉽게 이런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어 소신 있는 의사분들께 피해를 준다는 점이 문제겠지요.
이 글 인터넷에서 정말 여러 번 보네요.
라크리님 말씀 대로 감기에 쓰는 약들은 항바이러스제가 아니라 증상을 덜어주는 약들이죠.
근데 감기로 병원에 오는 분들은 그 증상이 힘들어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증상 조절 약제를 처방해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약 먹어도 1주일, 안 먹어도 1주일이지만 아프고 쑤시고 기침, 콧물이 심한 1주일과 그 증상 정도가 경한 1주일은 다르니까요
저기서 "제 딸에게 먹이지 않겠습니다"는 과장입니다. 저는 제 자신, 부모님, 가족들에게 감기 약 다 처방해서 떳떳하게 먹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생제는 질환을 단순 감기로 판단하느냐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으로 판단하는 냐의 문제로군요. 후자이면 항생제 사용 할 수 있습니다.
다음 메인에 떠있는 위 까페에서 퍼온글입니다.
쭉빵카페 누나들은 전부 쭉빵한가요
근데... 약 안먹고 버티다보면 더 힘들어지지 않나요? ㅜ;;
과다복용 안좋은건 알지만... 아예 안먹는 것도 해가 되지 않나요??
제가 보건소에서 복무하면서 지금까지 만 명이 넘는 환자들을 진료했는데요,
그 중에는 감기 환자도 수백 명 있었죠.
항생제는 불필요하게 사용하면 내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백 명의 감기 환자들 중에 처방해 준 사람이 꼭 필요해 보이는 사람 열 명 남짓 되려나 싶고, 지금까지는 그렇게 처방을 했어도 별 문제가 없었어요. 다른 의사들이 어떻게 처방하고 있는지는 제가 알 도리가 없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저는 정말 한국 의사들이 항생제를 저 프로그램을 통해 비난받아야 할 만큼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긴 합니다. 그냥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이 늘 그렇듯 어느 정도는 대조를 위해 악의적으로 편집이 되었을 가능성도 꽤 높다고 생각이 되고요.
약이 늘어갈수록 부작용 위험도 증가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감기에 흔히 사용하는 소염진통제, 진해제, 거담제, 항히스타민제 같은 것들이 유발하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건 좀 호들갑인 것 같고요, 사실 감기는 약을 안 먹으면 1주일 만에 낫고, 약을 먹으면 7일 만에 낫는다는 영국 속담대로 입니다. 감기는 보통 아데노바이러스나 RSV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감기에 쓰는 약들은 항바이러스제가 아니라 그냥 증상을 덜하게 해주는 약들 뿐이거든요. 가래가 너무 낀다, 좀 덜 나오게. 콧물이 줄줄 나와서 아무일도 할 수가 없다, 그러면 콧물 좀 마르고 코가 덜 빽빽하게 해주는 것 정도죠. 결국 감기가 낫게 되는 건 건강한 사람이라면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제압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구미권은 워낙 의사 만나는 데 비용이 비싸거나 대기 환자가 많아 번거로워서 감기를 가지고 진료를 받지는 않지만, 사실 마디마디 쑤시고 열 뻗치면서 일 못하고 1주일을 보내느니 그냥 불편하지만 그럭저럭 견딜만하게 1주일을 보내는 편이 환자 입장에서도 좋죠.
저도 우리나라의 건강 보험 재정을 생각하면 감기 환자들에게 그거 가만히 있으면 다 낫는 거니까 그냥 집에 가세요 하고 싶지만.. ㅎㅎ 그러면 환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죠.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쎄게 지어주세요, 주사 놔주세요'에, 약 개수 적으면 의사 입장에서 오히려 눈치 보이는 게 우리나라 의료의 현실인데..
어제도 '금니를 뽑았더니 이빨에서 염증이 생겨서 그게 얼굴을 타고 뇌로 올라갔다'고 주장하는 환자에게, 당신에게 필요한 건 항생제가 아니라 정신과 진료란는 걸 설득시키기 위해 30분이 걸렸는데... 이 분은 저를 찾아오기 전까지 시내 모든 치과를 다 돌아다녔다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진료 안해준다고 치과의사 놈들 다 쓰레기라 하시더군요. 이 환자 분 3년 동안 보건소에 몇 번을 왔던 기록이 있던데, 전임자 분들은 그냥 항생제 주고 말았더군요.
아무튼 저는 이분 30분 동안 진료해 주고 진료비로 500원 받았습니다.
결국 제 댓글도 오르비 사진관에 의사들이 남기는 댓글이 항상 그렇게 끝나듯이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한탄 + 비판으로 마무리로군요. ㅎㅎ
환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라끄리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의사분이 보이지 않지만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묵묵히 소신껏 소임을 다하시는 분은 눈에 안띄고 그렇지 않은 분들이 눈에 띄기 마련이라 쉽게 이런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어 소신 있는 의사분들께 피해를 준다는 점이 문제겠지요.
이 글 인터넷에서 정말 여러 번 보네요.
라크리님 말씀 대로 감기에 쓰는 약들은 항바이러스제가 아니라 증상을 덜어주는 약들이죠.
근데 감기로 병원에 오는 분들은 그 증상이 힘들어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증상 조절 약제를 처방해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약 먹어도 1주일, 안 먹어도 1주일이지만 아프고 쑤시고 기침, 콧물이 심한 1주일과 그 증상 정도가 경한 1주일은 다르니까요
저기서 "제 딸에게 먹이지 않겠습니다"는 과장입니다. 저는 제 자신, 부모님, 가족들에게 감기 약 다 처방해서 떳떳하게 먹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생제는 질환을 단순 감기로 판단하느냐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으로 판단하는 냐의 문제로군요. 후자이면 항생제 사용 할 수 있습니다.
아 의사선생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안심이 되네요
코 찔찔 막히고 계속 줄줄 흐르는것보다는
항히스타민제 먹는게 낫죠....
부작용언급하면서 쇼그렌도 언급할 생각인가...ㅠ
일반인이 봐도 과장이 섞인듯한 방송같은데
저렇게 여유 부리면서 인터뷰하는 외국의사에게 우리나라 일반외래 일주일만 보게 해 주고 싶네요.
근데 우리나라는 의료강국 아닌가요;;; 효과빠르면 좋은거 아닐까요;;; 걍 제 개인적 생각.
일반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치료"와 연결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지만
특수한 질환들은 증상을 완화시켜놓는 것이 오히려 그 병을 진단해 내는데 방해가 되고 결국 그 병에
맞는 치료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내놓기도 하지요..
의학이라는 것이 증상만 완화시키면 된다 라고 말할 정도로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감기로 병원가는건 돈아까움요 . ㅠ...
오잉?? 진짜로 감기 나으려고 병원가는 사람있어요?? 헐 당연히 감기 증상만 약화시켜서 생활 좀 편하게 하려고 가는건 줄 알았는데;;;
헐..전 낫는거인줄..
참고로, 우리나라 의사들의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언론에 의해 왜곡된겁니다. 우리나라 의사들의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서구의 그것에 비해 결코 높지 않습니다. 아래 기사를 읽어보세요.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461#
원래 다큐멘터리가 편협적인면이 없지않아있어요 ^^..
제가 다니는 로컬내과쌤도 왠만하면 약 안주실려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