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변형문제가 좋은 변형문제일까요?
게시글 주소: https://old.orbi.kr/0003120686
변형문제를 올리고 ( http://orbi.kr/0003105970 )나서 학생들의 문의가 많습니다. 제가 오르비에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서 여기 저기에서 질문들이 나옵니다. 질문들 중에는 이런 것들도 있습니다. "선생님 작년에도 만드신 문제 있으시다던데 얼마나 적중 되었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안타깝습니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변형문제의 가치가 잘못된 곳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중을 몇개 했는가?"가 중요하게 된 것은 상업적인 강사들이 자신들의 강좌와 교재를 팔기 위해서 만든 잘못된 가치개념일 수 있습니다. 제가 적중에만 신경을 쓰고 변형문제를 만든다면 저는 100% 적중시킬 수도 있습니다. ebs지문 개수만큼의 변형문제를 출제하면 됩니다. 웃기죠? 제작년인가 1500개의 지문을 뽑아놓고서 자신의 교재에서 90%이상 적중되었다고 자랑하는 강사를 봤습니다. 이게 자랑할일입니까? 원숭이나 코끼리가 뽑아도 그정도 적중률을 갖습니다. 20개를 뽑았는데 그 중에서 5개가 나왔다는 그 사람은 이미 "신"의 영역에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 주변에 흔한 통계의 마술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수능은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고르게 출제가 됩니다. 따라서 적중률을 높이려면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다 뽑아야 합니다. 이게 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아닙니다. 저는 일단 쉬운 지문은 배제시킵니다. 어차피 학생들이 쉽게 풀수 있다면 굳이 제가 다뤄줄 필요성이 없어질 것이니깐요. 저는 오로지 "만점"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변형되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지문들에 대해 가장 신경을 많이 씁니다. 학생들에게 존재하는 빈 틈을 파고들어서 제대로 모르던 것을 제대로 알도록 해주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물론 저도 대중성을 생각하기 때문에 "전형적 지문"을 뽑기도 합니다. 지문들 중에서 특정 유형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보이면 일단 문제로 출제를 합니다. 그리고 그런게 실제로 똑같은 문제로 출제되기도 합니다. 7월 교육청 모의고사 순서문제는 제가 만들었던 것과 지문을 자른 곳 까지도 일치했습니다. 이런게 전형적 문제입니다.
변형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다른 곳에 두어야 합니다. 바로 "논리"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빈칸 추론 문제를 출제할 때, 아무 의미 없는 곳에 또는 근거가 부족한 곳에 빈칸을 뚫어 놓는다면 그게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도움이 되겠습니까? 근거가 희박한 문제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더러운 문제가 됩니다. 그런 것들은 학생들에게 혼란만을 가져오게 됩니다. 빈칸의 정답 선택지는 문제 만들기 전에 이미 본문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답 선택지들은 변형문제를 만드는 사람들이 만들게 됩니다. 거기에 논리성이 없다면 문제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고 학생들에게 잘못된 지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훌륭한 변형문제는 오답 선택지가 오답이어야 하는 명확한 이유와, 오답이 아니게 보이도록 하는 위장 장치를 갖춰야 합니다. 자의적 해석을 하는 학생들과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에 빠질 수밖에 없는 함정이 오답 선택지에 마련되어야지 좋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주제, 제목, 요지, 요약문 완성처럼 정답 선택지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경우에는 문제를 만드는 사람의 자질이 정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정답 선택지가 정답이 될 수밖에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재수생 강사로 오랜 시간 강의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문제들을 풀어 봤습니다. 근데 지문이 좋다고 문제가 좋은 것은 아니더군요. 문제의 질이 떨어지는 것들이 오로지 지문이 적중했다고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학생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가치는 "진정한 실력" 이 아니라 단순한 쪽집게가 될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ebs 밖에서 나오는 30%의 문제들 (정확히 말하면 독해 파트의 40%이상의 지문들 - 문항 개수로 15개)를 풀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훌륭한 변형문제는 EBS지문을 활용해서 EBS지문 외의 문제까지 대비시켜주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오답 선택지가 훌륭한 변형문제 - 이 변형문제가 가장 훌륭한 변형문제일 것입니다.
만점 받으시길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국어에서 옳지 않은 것을 골라야하는데 1~3번까진 옳지 않은 것을 찾다가 갑자기...
-
한지 vs 생명 3
2학년 1학기 마치고 이제 반수시작함 현역때 생명 3이었고 올해 사문 한지로 튀려고...
-
이게 맞나 2
ㅅㅂ
-
18로 시작해서 36으로 이틀째 복용중인데 안졸린거 빼고는 별 효과가 없어요 글을...
-
실수 노트로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님 애초에 머릿속으로 동시에 3가지 이상의...
-
대치역, 도곡역에서 고려대역(안암역)을 가기 위해서는 3호선에서 6호선으로 환승할...
-
서성한 문과 vs 그 아래 이과 고르라면 어디감?
-
여기 계신분들 성적표 인증보고 실수분들만 가득이길래 자극받고 공부하러 갑니다…...
-
6모 미적 백분위 86 4규 시즌1, 이해원 n제 시즌1 풀었음 설맞이나 드릴...
-
텔그 피바다다 1
다 빨개...ㅠㅠ
-
언매는 허수임 ㅠㅠ 궁금하신거잇음 질문주세요!
-
국어가 현역 3에서 백분위 98로 올랐는데 수학도 같이 안정적으로 바뀜 전 막...
-
독서는 인강 없이 가능한 건가요? 원래 독서 문학 둘 다 인강 없이 하려고 했는데...
-
화작 확통 정법 사문 순서임 ㅇㅇ
-
재수 안 한다는 가정하에
-
진짜 실수가 사람새끼가 아닌 정도로 많은데 adhd검사 받아볼만 한가 아무리...
-
과탐 제대로 공부하는건 올해가 처음이라서 이제 남은 기간 무슨 공부를 해야할지 잘...
-
보고 싶었다만 왠지 모르게 너앞에서만 freeze해
-
왜케 끊기는거야
-
왜 찾아봐도 안 나오냐
-
정시 원서 넣어봤으면 알겠지만 자기 주변 라인 제외 ㅈ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게 정시...
-
ㅅㅂ ㅅㅂ ㅅㅂ 공부 미리미리 해놓을걸 왜 이럴까 진짜 내가 너무 원망스럽다. 미리...
-
한발짝 걸을때마다 ㄹㅈㄷㅆㄱㅁ이네.. 속상해 그치만 난 합격증으로 ㄹㅈㄷㅆㄱㅁ할거니까 다들 기다려줘
-
있나 @갤 보니까 ㅈㄴ 케바케던데 아무튼 부러우면서도 응원해주고싶다
-
9평 조금 쉽게냈다가 존나 잘보니까 출제위원들 변별 실패하면 좆된다고 생각하면서...
-
그냥 그렇다고 ..
-
자랑? 얼굴 인증랑 같은 결인건가요
-
96 90 1 96 96
-
제가 부끄럽지만 아직 백호샘 생명 실전개념(상크스)강의도 다 못들엇는데요... 지금...
-
????????? 뭔 과탐 4등급이 31퍼여
-
밖은 덥고 안은 또 존나 추움 처음 들어올 때만 시원하지, 좀 있으면 걍 존나...
-
확실히 여자애들이 더 귀엽긴하더라 여자 애들 급식 욕심 있는거 은근 귀여움요
-
브릿지나 서킷이랑 비교했을때 난이도 어떤가요??
-
아오 ㅋㅋ
-
홍삼 효과있나요 4
요즘 체력 너무 안좋아서 먹어보려는데 효과 ㄱㅊ나요
-
안녕하세요 작년수능 47335 나와서 1학기때는 지방 대학 생활하고 저번주부터...
-
89까지 2아님?? 개꿀이긴한데
-
열심히할게요
-
텔그 고대 0
왜 무한로딩이야 누가 해결책좀
-
1박 2일 말고 2박이나 3박정도
-
소원을 빌었다. 11
"평가원이시여, 딱 하나의 소원을 들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너의 소원이...
-
보려 했는데 유명해지만 보기 싫어짐 ㅋㅋ 그리고 봤던 건데 유명해지면 존나 기분 좆같아짐 ㅋㅋㅋㅋ
-
5분 6분씩 걸릴때도 많구여 지문 정독만 해도 3분30초-4분 사이인데 발췌독을...
-
퀄리티 어떤 거 같음?
-
좋았겠다
-
오늘 드디어 진실이 밝혀짐 자연스럽게 물어봤는데 그분은 여친이..있었음 3년...
-
안녕하세요 현역 재수때 생지하다가 유전 진짜 너무 좆같아서 유기하고 1~3...
확실히 적중적중 하는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막판되니까 확실히 적중에 목숨 거는게 느껴지는데 좀 안타까워요.
결국 이건 하늘에 달린 건데 말이에요...
정말 끝까지 실력 쌓은 놈이 이기는게 수능인것 같아요.
상변선생님 글 좋아요~
실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EBS때문에 교육에 파행이 생기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