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taOmicron [98720] · MS 2005 · 쪽지

2013-04-30 1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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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9일,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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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9일 (월)


그녀를 어떻게 만났는지 기억은 안 난다. 그녀와 같이 모임이 참여한데서부터 얘기가 시작된 것 같다. 현재 업무상의 일에 시달려 있던 나는 취미 등 다른 여가 활동에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여러 사람들과 같이 모여 있는데서도 별로 힘이 나지는 않았다. 그나저나, 이 여자애는 왜인지 그 동안 모임 약속이 있었어도 몇 번 연속으로 참여하지 않더니, 웬일로 오늘은 와 있나?
난 거의 졸다시피 남이 떠드는 얘기나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과거에는 그녀와의 스킨십(그냥 닿는 거...를 의미하긴 해도 그 때도 이런 일이 있는 게 더 이상하지만)이 좀처럼 없었지만, 지금은 아예 대놓고 내 바로 옆자리에서 나한테 몸을 기대다시피 하고 있다. 내 한 쪽 어깨에 무게가 실린 느낌으로 봐선 그랬다.
시간이 지나고, 다들 헤어졌다. 그녀만 빼고. 지하철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그녀는 내게 번호를 물어봤다. 그저 형식상이겠지 싶었다. 내가 직접 그녀의 폰에 번호를 눌러 줬다. 근데 무슨 핸드폰이 이렇지. 모양도 이상하고 크기도 컸다. 게다가 폰에 씌운 반투명한 커버는 울퉁불퉁하고 심지어 버튼까지 덮어서 무슨 버튼이 뭐하는 건지도 알아보기 어려웠다. 그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한참 머뭇거렸지만, 그녀는 그걸 다 기다려주었다.

2013년 4월 30일
가족들과 몇몇 친구들과 함께 어딘가로 놀러갔다. 단순히 놀러 간 게 아니라, 규모가 큰 이벤트에 참석한 것 같다.
숙소에 와서 쉬고 있었는데, 숙소 내부의 스피커로 방송이 나왔다. 대회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대회 방법은 지금 생각하면 특이했다. 특정 시간이 되면 스피커에서 10부터 카운트다운을 하는데, "3... 2... 1... 시작!"하면 자신의 핸드폰의 스톱워치를 작동시켜야 한다. 당연히 미리 작동시키면 실격. 육상 경기 중 하나인 달리기 경기와 비슷한 룰이었다. 다만 누구나 속도가 전부 같다는 게... 그리고 한참 후에 또 10부터 카운트다운을 하는데, 이 때는 스톱워치를 멈춰야 한다. 당연히 카운트다운이 끝난 후에도 멈추지 않으면 실격.
개개인의 역량에도 거의 의존하지 않는 경기였으나, 운이 좋았던지, 어쩌다 보니 난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어디서 경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대방 1명과 단 둘이 남은 상태다. 별 거 아닌 것 같은데도 좀만 더 하면 우승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갈수록 긴장감이 더해졌다.
이제 오늘이 경기 날짜일텐데... 방에 계속 틀어박혀서 방송이 나오길 기다리다 지루해져서 잠시 바람을 쐬로 나갔다. 그러다 밖에서 카운트다운 방송을 들었다. 난 놀라서 헐레벌떡 숙소로 뛰어갔다. 아쉽게도 난 늦게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큰 차이를 두고 시작하다니... 그럼 이걸 어떻게 만회해야 하지? 정말로 뭘 어떻게 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내 스톱워치를 다른 누군가보다 빨리 가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내 핸드폰 배터리가 바닥이 나려고 했다. 얼른 충전해야 했지만, 왜인지 충전 케이블을 찾을 수가 없었다. 배터리는 계속 줄어들어갔다. 간신히 케이블을 구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배터리는 나가버렸고... 역시나 또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켜는 동안에 하필 그 때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기에, 다시 스톱워치를 켜봤자 별 의미가 없었다.
상당히 아쉬운 경험이었다. 이 숙소에서 이 경기가 메인 이벤트였을텐데, 결과가 다 나왔을 것 같은데도 그 이후로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사실은 이긴 사람에게만 따로 뭔가를 해 주고, 탈락한 사람은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해버렸나? 그런 거겠지. 아마도.



이 꿈이 본인이 타 직장에 이력서를 제출할 당일에 꾼 꿈이라는 점으로 봐선, 한편으로는 뭔가 심오한 기분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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