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Team [868852] · MS 2019 · 쪽지

2022-01-07 23: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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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걱정을 멈추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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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글을 사진 버전으로 올리기도 했으니 본문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면 사진 파일을 참고하세요!



 제가 군대, 그것도 육군에서 복무하는 동안에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중 감정 조절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감정 조절 중에서도 걱정, 고민, 불안, 초조함 같은 감정에서 성과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방법으로 시험을 치루어서 고득점을 맞아온 것도 아닌데 칼럼을 쓸 자격이 있냐? 하신다면 말씀드릴 것이, 이 글은 갖가지 일이 일어나는 군대에서 직접 경험했던 일을 기반으로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고, 여러 번 이 방법으로 제 머릿속에 과도하게 떠오르는 걱정과 고민을 멈추었기 때문에 분명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 작성하는 것입니다.



 제가 제시하는 방법은 <메모하기>의 방법입니다.


 메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봅시다. 대부분은 중요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잊어버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메모의 기능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메모해 두면, 뇌는 그걸 계속 기억하는 것에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변기 물을 내리듯이 머릿속을 비워줄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것에 집중하는 도중 잡생각이나 여러 걱정 고민거리가 든다면 수첩이나 핸드폰 등에 잠깐 빠르게 메모해두고 다시 하던 것에 몰입해도 좋습니다.


 이 글은 메모하는 것으로 어떻게 과도한 걱정과 고민, 불안을 완화해 줄 수 있는지 설명하는 글이니해당 내용에 특화하여 다루겠습니다.


 제 사례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쓰고 나니 사례가 깁니다. 그렇게 필수는 아니니 방법만 보시려면 넘기세용)


< 첫 번째 사례 >

 21년 1월 정도에 있었던 일인데, 저는 이 시기에 육군에서 후반기 교육(논산훈련소를 수료하고 나서 자대를 가기 전주특기 교육을 1달가량 받는 곳)을 받고 있었습니다. 저는 운전병이었기에 군대 운전 면허시험을 보기 위해서 '야전수송교육단'이라는 곳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기에 사회 면허를 딴지도 몇 개월 안된 운전 뉴비었고, 군대 면허 시험에 떨어지면 유급을 당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게다가 유급을 두 번 이상 당하면 아예 운전병 자격을 박탈당해 소총수로 자대를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제가 연습해보면(S자 코스, T자 코스 등 여러 코스가 있지만 군용 차량은 여러 이유로 적응이 매우 힘들음) 제한시간도 못 지키고 탈선도 하는 등 엉망이라 '유급당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을 온종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노트를 펼쳐 내 솔직한 심정을 가감 없이 적어보자 다짐했습니다. 우선 노트에다가 '내가 면허 시험에 합격하게 될 이유'를 말도 안 되는 이유까지 끌어모아 적었습니다. 내용은 "사회 면허 시험도 다 한 번에 통과해서 이것도 붙는다",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 합격할 것이다" 처럼 별 관계없는 것까지도 적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이니까요.


 그때 제가 걱정하는 것이 정확히 뭘까 생각해봤더니 면허 시험에 떨어져서 유급하거나 자격 박탈을 당할까 봐걱정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것도 '내가 시험에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또 노트의 한 페이지를 채웠습니다. 이것도 "유급당한다고 한들 그냥 2~3주 더하는 것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이거나 "자격 박탈을 당해도 소총수로 더욱더 좋은 자대를 배치받을 수도 있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이후로 노트를 생각하면서 걱정이 생기면 저 공책을 위안 삼아 걱정을 멈췄고, 면허 시험에서는 한큐에 합격했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 두 번째 사례 >

 3주 전 정도에 있었던 일인데, 제가 행정 일을 주로 하지만 운전병은 운전병이기 때문에 운전도 하는 편입니다. 물론 이때가 제 첫 운행이었는데, 군용 차량으로 굴삭기 반납하는 게 운행 목적이었습니다. 갈 때는 앞 차(호송하듯이 다른 차량이랑 같이 갔음) 만 따라가서 길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복귀할 때는 반대로 제 차가 앞장서도록 통제를 받았습니다.


 근데 제 차에는 길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간신히 길을 찾으면서 복귀를 했지만, 그 과정에서 길을 정확히 모르니 어리바리도 타고 당황하니 조작 미스도 나오고.. 이렇게 멘탈이 탈탈 털리다가 심호흡 몇 번 하고 여유를 찾아서 간신히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제가 부대에 복귀하고 나서, 운전병은 운전 잘한다/못한다 이미지가 생명이기 때문에 복귀할 때 실수한 것 때문에 소문이 잘못 돌아 앞으로 운전하는 것에 차질이 생길까 엄청나게 걱정했었습니다. 간부도 간부고, 같은 운전병 병사 사이에서도 소문이 안 좋게 퍼질까 봐 순간적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날의 격한 감정을 컨트롤했던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메모장을 켰고 머릿속에 드는 생각들을 싹 다 적었던 것이 첫 번째로 했던 일이었고, 그러다 보니 긍정적인 측면들도 여러 가지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가령 '주목적이 장비 반납이었는데 무사히 반납했다.', '첫 운행이고 난도가 높았는데 사고 없이 마무리했다.' 같은 점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제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적어봤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걸 하나하나 적어가며 부숴갔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걱정을 한번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걱정거리까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그걸 일일이 적어봤더니 너무 심각해 보였던 걱정거리들이 생각보다 별일들이 아니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사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져서 문제가 생길까 하는 걱정은 생각해 보니 '굳이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당장 닥친 일도 아니고, 나중에 일어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일인데 지금 굳이 걱정해봤자 득 볼 게 없으니 신경 꺼두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고민해서 해결하자'라는 결론을 내고 얼추 정리했더니 패닉 상태까지 갔던 저는 어느새 진정되고 제 뇌는 다시 긍정적인 생각들을 뿜어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제가 얻은 과도한 걱정/불안/고민 감정 컨트롤 방법입니다.


1. 수첩이나 메모장을 열어 솔직한 심정들을 마구잡이로 적는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울 정도로 진심인)


2. 그 사이에서 긍정적인 측면들을 찾고, 내가 어떤 것을 걱정하는지 정확히 따져보고 그 내용도 쓴다.


3. 걱정하는 내용을 썼을 때, 그게 정말 별것이 아니었으면 [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 들을 그 아래에 써본다.


3-1. 걱정하는 내용이 걱정할 만한 것이면, 해결하기 위해 지금 당장 뭘 할 수 있는지만 따져서 쓰고 신경을 끈다.


아무리 중요하고 다루기 어려운 것이라 하더라도,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굳이 미리 걱정하는 것]이다


4. 1~3번의 방법으로 머릿속에 있던 복합적이고 복잡한 걱정과 생각들을 실타래 풀어나가듯이 풀어본다.


5. 하기 전보다 진정되고 담담해진 내 모습을 만끽한다.


 걱정의 경우 '생각보다 별것이 아니었던 경우' 도 많고, '별것은 맞는데 당장 할 수 있는 게 한정된 경우' 도 많습니다.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오늘, 이번 주에 뭘 할 수 있는지만 고려하고, 나머지는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는 마인드로 신경을 꺼버리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면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매우 좋습니다. (ex. 나는 꾸준히 공부했으니까 시험을 잘 볼 거야, 뭔가 시험날에는 운이 좋을 것 같아서 시험을 잘 볼 거야, 조상님이 나를 도와주시기 때문에 시험을 잘 본다)


 가장 많은 분이 시험 보기 전에 긴장하고 못 보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것으로 생각하는데….


a) 현실적인 측면


시험을 못 보는 것을 왜 걱정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1. 주변의 시선 2. +1년 걱정 3. 열심히 한 만큼 안될까 봐 등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장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딱히 없고 그냥 총정리해둔 내용 복습하기? 정도밖에 없고


위의 내용은 시험 보고 결과가 나오면 나에게 닥쳐올 것들입니다.


왜 미리 걱정하는 것이지? 미리 걱정하지 말고 그때 가서 생각하자! << 이런 마인드로 저것들을 치부해 버리세요.


이런 일련의 사고를 어딘가에 싹 적어두시면 됩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걱정이 수도 없이 떠오르지만 모두 다 적으려고 하면걱정거리는 생각보다 줄어들고 정리될 것입니다.


b) 심리적인 측면


비상식적이어도, 비논리적이어도, 말 같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보면 비웃을 내용이라도 그냥 내가 걱정 하는 것들을 잘 해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저처럼 마구잡이로 써보세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길어졌습니다.


글은 내릴 생각이 없으니 읽어보시고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실천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도움이 되었으면 다시 와서 댓글 한번 남겨주세요.

그게 저에겐 최고의 선물일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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