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B [417449] · MS 2019 · 쪽지

2014-02-14 02:36:59
조회수 13,279

수능 수학을 이기는 가장 주관적인 방법 #기출편

게시글 주소: https://old.orbi.kr/0004346083

ㅎㅎ일년동안 수능 수학을 풀면서 기록해놨던 문제점들이나 해결방법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짧게나마 알려드리려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 보이는 대로 가장 주관적인 방법이므로 개인마다 생각하는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먼저 제 수능 점수를 알려드리자면..

64(2012수능), 88(2013수능), 96(2014수능)입니다. 워낙 수학 괴수 분들이 많아서 어디 내보이긴 부족한 점수이지만 제 나름대로는 컴플렉스였던(국어를 제외한 전과목이 다 컴플렉스였지만..ㅎㅎ)수학을 극복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ㅎㅎ삼수를 한만큼 고민도 나름 많이 했고, 현역 이후에는 인강도 듣지않고 혼자서 이런저런 방법을 많이 시도해 봤습니다. 전 수학을 원래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비싼 과외를 한것도 아니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인 시각으로 서술하도록 노력했으니 모자라더라도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출


첫번째로 말씀 드리고 싶은 건 기출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출을 몇번이나 봐야하죠?', '기출을 어떻게 봐야하죠?'하는 질문을 해주셨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최대한 많이, 효율적으로'입니다. 기출을 대하는 수험생의 자세중 가장 위험하고 어리석은 자세가 기츨을 등한시하고 시중의 고난이도 문제에 매달리는 경우입니다. 이런 형상은 상위권에서 의외로 많이 일어나는데 상위권들이 기출을 한두번 풀어보고, 문제지에서 유명한 기출들을 몇 번 다루고 나면 기출에 대한 자만심에 빠지게 됩니다. 흔히 하는 착각이 '아..이문제 답도 알고 풀이과정도 아는데 굳이 풀어야 하나?..그냥 넘어가고 모르는 문제 풀자'입니다. 그리고 학원선생님들의 간지나는 풀이와 새로운 유형의 고난도 문제를 보면 거기에 빠져서 점점 시시해 보이는 기출을 우선순위에서 미뤄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가자면 여러분들은 '수능'을 보러가는 수험생들입니다. 그리고 수능에 가장 근접한 문제가 바로 '수능기출'입니다. 게다가 이 수능문제 하나에는 시중 문제지들과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노력과 가치가 담겨있고, 정확히 말하자면 교수님들이 여러분에게 묻고싶은 궁극적인 목표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여러분이 소중히 하셔야하고 일년 내내 같이 끼고 가야할 문제들입니다.


시중에 많은 기출 문제지들이 있지만 제가 선택한 기출서는 대한민국 대표 기출모음집인 '미래로'와 '자이스토리' 였습니다(특정 교재 언급이 문제가 되진 않겠죠?ㅎㅎ). 미래로는 빠진 문제들이 좀 있지만 단순히 디자인이 보기좋아서 구매했고, 자이스토리는 다양한 문제들이 수록되있어서 구매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두 기출서를 번갈아 가면서 풀었는데, 문제 순서라던지 문제 종류가 바뀌면 기출을 풀때의 지루함을 줄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책이란게 결국 만든 사람의 주관이 담겨있기 마련인데 두권을 같이 병행하면 이런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일년의 수학 공부는 기출을 중심으로 게획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기출1회독>수능특강>기출 2회독>한완수 수1,수2>기출 3회독..'

하는 식으로 기출을 자주자주 봐줘서 문제에 대한 감을 유지하는 형식으로 했습니다. 전 이런식으로 총 7회독의 기출을 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기출 7회독을 보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기출을 건드릴때는 정말 그냥 풀어본다라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많은 문제를 틀리고 사실상 얻어가는 것도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때는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는 지점이니까 괜히 틀릴 문제 정답지보고 맞춰서 동그라미 치지 마시고 시간 제약 없이 하루에 자이스토리 한 챕터정도 풀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수학공부 양을 정하실 때 가장 중요한건 그날 복습의 가능 여부입니다. 무조건적으로 그날 공부는 당일 복습이 가능한 양을 기준으로 잡으셔야하고, 복습이 불가능하다면 깔끔하게 포기하십시오. 공부를 해보신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여러권의 책을 한번씩 스무번을 보는 것보다. 두권의 책을 열번씩 보는게 더 효율이 높습니다.


복습을 하실때에는 틀린문제 답지 보고서 '아..이거 실수했네..'하고 동그라미 치고 넘어가시면 절대 안됩니다. 항상 복습의 초점은 '의문이 생기는 지점'입니다. 여러분들이 문제를 풀때는 자연스럽게 한 단게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지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자면

'원리A >원리B >원리C'

로 문제를 풀었다면 A에서 B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어떤 이유로 B라는 원리를 선택해서 문제를 풀었나?'라는 의문점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의문점이 생겼다면 복습하실때는 이 과정에 대해서 하나하나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주시는게 좋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는 실수가 풀이과정을 알고있기 때문에 A,B,C 순서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머릿속에 숙지하고서 기출을 풀어나가는데, 이렇게 되면 기출을 풀때는 뻔해서 재미없고, 막상 수능 시험을 치루게 되면 이유도 모르고 A,B,C라고 외워버린 과정만 가지고 문제를 접하기 때문에 실전에서 기출의 효과를 볼 기회를 잃고맙니다. 때문에 반드시 문제를 푸는 과정을 가지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시기를 가지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고민하다보면 어느새 A,B과정을 D라는 과정으로 더 빠르게 푸는 법을 알게되고, 문제에 대한 여러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한 문제에 대한 여러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수능처럼 시간을 정해져있는 시험에 있어서 상당한 이점을 가지게 되고, 문제를 푸는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추후 효과적인 검산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최종적으로는 평면적으로 보였던 출제자의 의도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되고 궁극적인 목표의식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이때는 항상 교과서를 가지고 다니시면서 생기는 의문들을 교과서를 통해 바로바로 학습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이 때 얻은 팁이라던가 원리들은 잘 보이는 곳(플래너의 메모칸과 문제 번호 위 등등..)에 메모해놓고 다시 기출을 펼쳤을 때 그 원리를 한번 더 상기할 수 있게 해 주는게 좋습니다.

이런식으로 1,2회독이 끝나면 3,4회독 부터는 문제 전체를 보는 연습을 해주는게 좋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정말 기본적인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들은 하나씩 지워주고, 약간의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과 핵심 문제들을 남겨줍니다. 이제 이 문제들 사이에 거미줄을 쳐 줍니다. 여러 해의 기출을 풀다보면 자연스럽게 문제간의 공통점이라던가 출제 방식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렇게 문제를 풀면서 문제간의 공통점이 보이는 경우에는 서로 연관되는 문제를 묶어서 표시해줍니다. 번호 위에 '자이 36p 25번, A원리로 풀 수 있음!'이라던가 '미래로 50p 10번, 요즘 자주 나오는 출제경향' 이런식으로 간단하게 메모를 해두고, 복습을 하게나 다음번에 이 문제로 돌아왔을때 여러 문제를 한번에 정리 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이런 과정을 다 거치시고 나면 기출서가 하나의 '개념서+문제지+오답노트'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5,6회독을 하실때는 (이런식으로 꼼꼼하게 5회독 정도만 하셔도 정말 많이하신 겁니다) 내가 만든 책을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빠르게 봐주고, 최종적으로 발견하지 못한 원리들을 찾아내는데 집중을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수능 일주일 전에도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고, 실제 수능에서는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이 방법으로 기출을 공부하는데 최고의 장점은 원리와 적용이 하나가 된다는 점입니다. 영어 단어를 외워보신 분들이라면 영어단어 하나만 외우는 것보다 문장속에서 단어를 외우는게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경험을 하셨을겁니다. 기출속에서 원리를 발견하고 공부를 하면 단어를 문장속에서 외우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문제 적용시에도 최대의 효율로 꺼내어 쓸 수 있습니다. 또한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수능 전 까지 모르고 지내다가 수능때는 문제를 풀어본 감 만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서는데. 위 방법대로 공부를 하시면 정답이 나오는 정확한 원리를 공부하실 수 있고, 좀 더 개운하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이 방법에 익숙해지면 찝찝하게 하는 공부(흔히 말하는 겉멋공부)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기출에 대한 중요성을 너무 과대포장하는게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ㅎㅎ 저의 주관적 입장에서는 기출은 정말 중요합니다. 기출서 없으신 분들 있다면 공부시작 전에 꼭 하나 장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물론 꼭 제가 샀던 기출서 사실 필요는 없고 본인 입맛에 맞는 기출서를 고르시면 됩니다. 단, 기출서는 5개년 이상 평가원과 교육청 문제가 포함되있는 걸로 구입하시는게 좋습니다.


ㅎㅎ빼먹지 않고 쓰려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지게 되었네요ㅎㅎ. 다음번에는 다른 주제로 주관적인 공부법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