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Sam [416140] · MS 2012 · 쪽지

2014-04-06 01: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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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아마도 7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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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대화는 한마디도 하지 않겠다고 작정은 했다. 작년과 달리 어찌저찌 두달 가까이 유지중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기타등등, 삼수의 원흉들은 모두 제거했다. 그러고 나니 친구들은 모두 군대에 가는데, 연락조차 하지 못했다. 슬프다. 살아돌아와라.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습이 아니라 후배 소식에, 겁나 짜증이 난다. 학생기자 후배놈이 썼다며 나눠준, 문학 동아리에서 출판한 책이 있다. 서울대 갔더라. 하고픈거 다 하고 서울대 갔다. 나도 재수 때 하고싶은거 하긴 했다. 그게 스타크래프트와 노래방인게 문제지만. 언제나처럼 책장에 박혀있지만, 언제나처럼 아무 생각이 없지는 않다. 솔직히 부러워 미치겠다. 내년에는 고등학교나 기타등등 후배이었는데 대학에 가니 으아니 선배님들이시네, 하면서 구두를 핥으며 선배님 밥사주세요 잇힝, 따위의 말 조차 못하지 않을까.

작년 빌보드에서는 이름조차 못보던 인간들이 강대 1층에 붙어있는걸 본다. 아침마다 열등감을 되새기며 4층으로 기어올라간다. 비몽사몽. 항상 와 있는 어떤 애랑 어떤 애랑 있다. 부모님은 매일 새벽마다 나와 동생을 강대에 드랍하시느라 고생하신다. 죄송하다. 

맨날 인간이 왜이리 부정적이냐고 해서, 매일매일 긍정적인 일을 하나씩 찾아보기로 했다.

공지영씨 책에 그런 구절이 있다. 어떤날은 좋은 일이 정말 하나도 없어서, 결국 오늘만큼 더 나쁜 날은 앞으로 없을 거라며 좋아했다고. 근데 난 매일매일 그생각한다. 안좋은날이 마치 무한급수 도형문제마냥 쭉쭉쭉쭉쭉 늘어만 간다.

14시간 앉아는 있겠다고 작정은 했으니 앉아서 공부는 하는데, 이걸 앞으로 7달 가량을 더 해야 한다. 이건 솔직히 못할 짓은 아니다. 쓰레쉬 그랩으로 미니언 땡겨서 같잖은 초딩들에게 쌍욕 먹는 일보다는 낫다.

도시락 까먹고 이닦는 시간 7분컷. 튼튼한 위장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뿐이다. 

유난히 교실은 조용한 편이다. 나가서 떠들어주는 대다수 학생들에게 고맙다, 지극히. 매일 들어와 계시는 담임선생님께도 감사하다. 다만 뱃살은 자제좀요. 마치 동탁과 같다 하더라.

조현우 선생님 말마따나, 단군신화의 곰이 100일동안 마늘이랑 쑥 먹고 인간 되었듯이, 나도 초원의 집 도시락 500개 먹으면 대학생이 되려나.

쓰기는 안자고 뭔가를 썼다. 그리고 사실 나도 뭘 쓴건지는 모르겠다. 한줄요약 개힘듬. 이정도려나. 망했다 내일은 열심히 서원빌딩인가 용원빌딩인가 하여튼 무슨 빌딩에서 겁나게 자다 일어나겠지.

꽃들은 펴대는데, 지극히 꼬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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