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133120] · MS 2018 · 쪽지

2014-12-29 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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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 천사의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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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심하게 울고 있는 사내가 있다

살아야 하겠는 것

누구나 울 수 있는 면허를 가지고 있는 병실

바깥의 어둠이 저희들끼리 하도 몸을 감아서
어제인가는 옆 침대에 누운 나도 잠시 울었다

어느 병실이나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깊은 밤
한 존재가 운다
오늘 그가 심장의 무게를 많이 덜어냈으니 누군가 조용히 하라 해도 소용이 없겠다

퇴원하고 찾은 바닷가,
한 노인이 앉아 한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주와 북어 한 마리 놓고
한 노인이 눈발 속에 눈물 속에 굳어 있었다

얼룩도 아니고
고단한 것도 아니며
딱딱하여 불안한 것도 아닌
왜 눈물들은 모든 것의 염분인지

새들은 알까
눈을 밟고 지나가면 자신들의 자국이 남는다는 사실을

눈 내리는 바다에 새 두 마리 어울려 춤을 추다 간 듯 보이는 발자국 어지러이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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