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 [510996] · MS 2014 · 쪽지

2015-04-08 22:58:19
조회수 4,184

수험생에게 문이과 비교의 끝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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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문이과로 나뉘어진 것은 

수험생이라는 라벨을 달기 전인 고등학생 1학년 말이 그 시초입니다.

여러분은 각자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꿈에 따라서 문과로 가는가 이과로 가는가가 나뉘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수학이 싫어서 문과로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과 수험생이 문과 수험생을 욕하고 깔보는 이유는 이 것입니다.

여러분이 쌓아온 알량한 지식이 여러분의 자존감을 만들었으며,

그 것에 취한 나머지, 그 지식을 배우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우습게 보이는 것입니다.

남을 비웃는 사람들, 특히 이러한 10대 20대들은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능력의 차이로 타인과 나의 위계를 정하고 하대하듯 대하는 것은

앞으로 자신이 사회에 나가서 수많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그 이상의

"강자"들 앞에서 하대당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일입니다.

생각의 차이는 참으로 무섭고, 많은 변화를 가져옵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은 한번쯤은 자본주의로 나아갈 조건을 갖춘 적이 있음에도,

유독 "청교도 정신"을 지닌 영국에서만 산업혁명이 발생한 것처럼 말입니다.

남을 깔아뭉개면서 느끼는 그 알량한 희열을 위해

자신과 자신의 세대를 껌딱지마냥 씹고 뱉어버리려는 

기성 세대의 노리개가 되려 하니, 이런 성품을 지닌 민족의 세대는

전 세계를 통틀어 한국의 당신같은 10대, 20대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자신과 비교하고 깔아뭉개지 않는 한

자존감을 회복하지 못하는 치욕적인 노예근성을 한국인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세계에서 오랫동안 지목해오고 있는 문제입니다.

(물론, 이 문제점을 인식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_^)




특히 오르비에서 쉴 틈마다 문이과 논쟁을 하는 수험생 당신들.

문과는 이과보다 취업률이 떨어지는 것은 지당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점은, 동굴 벽에 비춰진 사물의 그림자만을 파악하듯

사회 경험을 해보지 못한 이과생들 중 어느 누구도 자존감의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오로지 회사에서 충분한 경력을 쌓아, 인재를 분간할 능력이 있는 회사의 소수 임원들만이 고려할 일입니다.

당신들은 취업 현장에 있지도 않습니다. 취업 현장의 그 열등하다는 문과생들은

당신들이 19년, 20년동안 살아오며 공부해온 것의 몇 배를 취업 준비에 투자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미래를 살아야 할지에 대한 자유가 주어지듯,

당신이 취업을 바라본다고, 당신이 어제 깔봤던 

옆 책상의 문과생을 취업의 잣대로 깔볼 자격 없습니다. 분수를 아세요.

당신들은 이과를 선택했습니다. 난이도 높은 수학을 배우는 이과를 선택했기에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게 지식 추구의 댓가니까요.

그리고 그런 여러분들은 올해 11월, 여러분이 배운 그 수많은 것들을

버림수를 제외한 수천 수만명의 이과생들과 별들의 전쟁을 벌일 것이고

한 문제가 깎아먹은 표준점수가 당신의 대학 라벨을 가를 것입니다.

수능이 개떡같이 나와서 미끄러지는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그랬듯 이번에도 반드시 생깁니다.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이 당신이 아니라는 보장이 있나요? 

이런 운이 작용하는 시험에는 작은 노력이 많은 것을 가르는데요?

위 말에 불감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당신이 애송이라는 증거입니다.



상대의 치부가 되는 사실을 입에서 내뱉는 행태를 

당연하듯 받아들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낮은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공격하는 자들은

정말 학문적인 열정이 있어서, 학교와 학원, 집, 독서실에서 새벽 2시까지 

성실히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진짜 괴물들에게 밀려도 

할말이 없어야 합니다.

문과생도 마찬가지. 이과생에게 밀린다면 밀리는 만큼 노력으로 채우면 되는 것을

금방 잊혀져가는 오르비 글과 회원에 왜 그리 집착하십니까.



수험생 세계라는 작은 공간에서, 그 작은 공간 속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르비.

대다수의 게으른 수험생들이 만드는 문이과 논쟁에서

문과생이 밀리느냐 이과생이 밀리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당신의 올해 선택한 수험생의 길은, 성공과 실패의 경계선이 뚜렷하면서도

실패의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길입니다. 대다수 사회인들이 이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을 쓰레기같이 바라보는 이들에게 노력과 가능성을 강조하는 주제에

공부가 아닌 다른 쪽에 기를 쏟아붇는 안일한 눈가림을 하는 게 안타까워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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