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썩tv [1062561]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3-10-01 15: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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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학종 합격생이 알려주는 면접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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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재수를 해서 학종으로 경희대에 합격하여 현재 23학번으로 재학 중인 유썩tv입니다. 현역 때는 '나 정도면 그래도 중앙대보다는 잘 가야하지 않겠냐' 병에 걸린 나머지 6상향을 냅다 질렀다가 피를 봤습니다. 그 뒤로 제 현실적 위치를 깨달아 수학과에 5학종 1논술로 지원했고, 그 중 3개는 안정~아슬(시립대, 중앙대, 경희대 학종), 3개는 상향으로 냈습니다.(서강대 논술&학종, 한양대 학종) 

 애초에 생기부는 수학과보다는 수학교육과나 교육 쪽에 맞춰져 있던지라 1차 서류가 제일 난관이었고, 3상향 올떨, 시립대는 1차떨, 중앙대는 예비 1번 탈락, 경희대 최초합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합격증 달랑 하나 받아놓고 무슨 면접 팁이냐? 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생기부와 지원한 과가 크게 맞지 않았고, 특히 중앙대의 경우 제 나름의 생각에는 면접으로 저 정도까지 올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글을 짧게 나마 써서 추후에 면접을 보는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1. 나의 노선(목표)을 잃지 말아라.


 제가 이것을 1번에 달아놓은 이유는 면접을 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면접 때 피를 보는 대부분의 경우를 봤을 때 가장 큰 원인은 '내 생각대로 답변을 못했어 ㅜㅜ' 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답변을 잘하냐'가 아닌 '얼마나 내 생각을 면접관에게 전달하냐'입니다. 아무리 청산유수처럼 말을 해도 답변에 알맹이가 없다면 그건 실패한 답변입니다. 조금 더듬거리더라도, 조금 당황하더라도 조금의 시간을 요청한 뒤 생각을 정리하고 답변하는 것이 베스트입니다. 또한 여기서 절대로 놓치면 안되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최종적으로 바라는 바는 무엇인지 끝에 항상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중앙대와 경희대 면접을 볼 때 딱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하고 갔습니다. 바로 '나는 나중에 우리나라 교육체계 상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어서 느끼는 수학이라는 과목의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제 목표입니다. 어떠한 질문이 들어오더라도 항상 마무리는 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본인이 했던 모든 활동을 본인의 최종 목표에 어떻게든 묶어내려 하세요. 일관된 답변은 면접관분들에게 '이 친구는 확실히 여기에 대한 목표가 있구나'하고 느끼실 겁니다.


2. 면접은 큰 틀에서 준비하자. 준비된 답변들과 예상 질문들에 매몰되어선 안된다.

 

 저는 면접 준비를 1주 조금 넘게 했었습니다. 사실 말도 안되는 일이죠. 심지어 생기부 들여다 본 것이 2~3일 정도이고, 제대로 면접준비를 했다 말할 수 있는 기간은 4~5일 남짓이었습니다. 또한 예상질문 리스트를 만들지도 않았고, 면접장에 갈 때 역시 아무것도 들고 가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면접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봤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면접 준비를 한다 하면 예상 질문 리스트를 죽 써넣고 거기에 대한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항상 변수는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 변수가 만약 실전에서 생긴다면 그 뒤로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그 변수에 대한 자책만 남기 마련입니다. 


 면접 준비에 필요한 건 딱 두 가지입니다.

1) 내가 한 활동에 대한 숙지와 그에 대한 감상

2) 내 최종 목표

우선 1)의 경우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본인이 한 활동이 숙지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은 가짜 생기부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 생기부에 있는 활동 중 아무거나 짚어서 질문이 나오더라도 어떤 활동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상세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작년 이후로 생기부는 쳐다보지도 않았으면서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제가 이 활동을 절대로 거짓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해서 한 활동인데 내가 기억하지 못한다? 말도 안됩니다. 숙지는 기본입니다. 


 중요한 건 감상입니다. 이 감상은 '좋았다', '별로였다'와 같은 감상을 말하는 것이 아닌 '활동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을 말합니다. 또한 이 감상은 2)의 내 목표와도 결부지을 수 있어야 합니다. 본인이 A라는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생기부에 있는 활동은 B,C,D일지라도 어떻게든 A로 노선을 틀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활동에 대한 감상입니다. 얻은 점은 자연스럽게 주제를 전환시키는 데에 용이합니다. '저는 B활동을 통해 A'이라는 점을 느꼈고, 이에 A라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답변의 포맷입니다. 면접관분들께서 자소서를 잘 안본다 생각하실 수 있지만(물론 이제 자소서 항목은 거의 사라졌지만) 저는 엄청 꼼꼼하게 읽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소서 항목에서 '활동을 통해 얻은 점을 기술하시고'라는 멘트가 괜히 들어간 게 아닙니다. 활동과 목표를 직접적으로 연관지을 수 없더라도 느낀 점이 매개체가 되어 오히려 내 목표를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내 목표를 한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로 생각해봤음을 어필할 수 있는 도구라는 뜻입니다. 


 본인이 수학과 면접을 온 상황에서 고등학교 때 양봉 활동을 했던 걸 갑자기 면접 때 물어보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준비를 아무리 많이 했더라도 이런 뜬금없는 질문은 여러분을 당황시키기 마련입니다. '양봉을 통해 꿀벌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었고,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답변하실 건 아니니 말이죠. 온전히 내 노선으로 데려올 수 없을 것 같다면 비슷하게라도 끌고 올 수 있어야 합니다. '꿀벌이 꽃을 수분시키는 것이 인공수분의 수득률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하여 실험을 설계해 인공수분 대신 꿀벌만으로도 수분이 가능한 정도가 xx%라는 것을 통계적으로 구했다.'라고 한다면 제가 제시해드린 포맷에서 많이 벗어났을지라도 활동과 원하는 전공분야를 깊게 생각했다고 어필할 정도는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내 활동과 내 목표를 얼마나 결부시킬 수 있느냐에 면접에 성패가 달려있습니다. 면접을 볼 때 준비해야 할 건 예상 질문 리스트가 아닌 생기부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입니다. 


3. 지피지기 백전백승


 뭔 뜬금없는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정말로 그렇습니다... 제가 경희대 면접을 봤을 때의 면접관분께서 전공으로 삼고 계셨던 분야가 양자암호 분야였습니다. 마침 제 생기부에 양자컴퓨터 내용이 있었고, 이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아마 당신의 전공분야이니 가장 먼저 눈이 가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저는 대학에 들어가서야 그 교수님께서 양자암호 쪽을 연구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고, 정말 천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접으로 들어온 다른 동기에게 물어보니 그 동기는 모든 교수님들의 성함, 얼굴, 전공분야를 외워서 갔고, 맞춤형으로 대답했다고 하더군요. 교수님들도 사람이시기에 본인 분야나 본인을 잘 아는 티가 나는 학생에게 눈길이 가기 마련입니다. 이 학교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어필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종에서 뽑고자 하는 인재상이나 학교의 슬로건을 통해 어떤 사람이 이 학교에서 바라는 사람인지 파악하고 가야합니다. 면접에 가장 기본 질문이지 않습니까? '왜 하필 우리학교입니까?'


 


 현역 분들이라면 이제 슬슬 학교에서 면접 대비 기간을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물론 수능 끝나고 면접 준비를 하긴 했지만 지금부터 하면 더욱 치밀하고 상세한 준비가 가능할 것입니다. 제가 쓴 글이 정답이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실제로 제가 경험하고 느낀 바를 서술한 만큼 신뢰도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앞날을 응원하며 내년에 후배로 뵀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질문은 댓글이나 쪽지주시면 제가 아는 내에서 최대한 정성스럽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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