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는 어떻게 훈련해야 할까? - 3. 사륜안은 필요없다
게시글 주소: https://old.orbi.kr/00064733442
국어는 어떻게 훈련해야 할까?
우리가 하는 (또는 했던) 잘못된 국어 학습방법을 다루고, 어떤 훈련방법을 적용해야 할지 다루는 시리즈입니다.
0. 국어는 훈련 https://orbi.kr/00064291733
1. 배경지식은 그만 https://orbi.kr/00064292077
2. 양은 그만 치자 https://orbi.kr/00064677079
3. 사륜안은 필요없다
아래는 국어 학습방법의 체크리스트입니다.
1. 강사가 풀이해주는 지문의 배경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따로 학습한다.
2. 기출문제집을 사서 N개의 지문만 따로 학습한다.
3. 강사 또는 해설지가 분류해 준 문제의 유형을 학습한 뒤, 문제를 풀 때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려고 한다.
4. 문제를 풀고 채점한 뒤 해설지를 펼쳐서 해설지의 풀이법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학습한다.
5. 틀린 문제의 선지를 분석해본 뒤 '이렇게 바꾸면 맞는 선지인가?' 고민한다.
위의 체크리스트는 제가 모두 해본 학습 방법이고,
제가 경험해본 결과 모두 잘못된 국어 접근방법입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0. 국어는 훈련 https://orbi.kr/00064291733 를 참고해 주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국어 공부를 하다 보면
‘유형 정리’, ‘출제 원리’ 라는 단어와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당장 올해 9월 모의평가 EBS해설만 보아도 유형 정리가 나오지요.
세부 내용 파악, 세부 내용 추론, 구체적 사례 적용 등등의 유형으로 문제를 구분해 두었군요.
그외에도 강사들의 강의를 듣다 보면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하여 해설해 줍니다.
이 문제는 A유형이야. 그래서 이게 정답이고 이건 오답이야.
이 문제는 B유형이야. 출제 원리가 이거니까 이렇게 풀어야 돼.
이 문제는 C유형이야. 그래서 지문의 이 부분을 봐야 돼.
등등…
문제 유형이나 출제 원리를 설명해준 후,
유형별 풀이법을 적용해 줍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류된 문제 유형들을 보고 있자면
나도 문제 유형에 맞추어 풀어내면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시험장 가서도 사륜안을 발휘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합! 너는 A유형이구나.
합! 너는 B유형이구나. 네놈의 출제 원리는 이거지?
그래서 질문입니다.
실제로 문제를 풀 때, 유형을 분류할 수 있던가요?
유형을 분류해 냈어도, 맞추지 못할 문제를 맞출 수 있게 되던가요?
사륜안은 갖출 수 없습니다. 갖출 필요도 없지요.
사륜안을 갖추더라도 문제를 푸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
몇몇 수험생들, 특히 착실하게 따라하며 배우는 수험생들은
‘강사처럼’ 공부하고 강사처럼 되려고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강사를 똑같이 따라해서 강사가 하는 해설을 저도 똑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강사가 해설해주는 대로 문제를 풀려고 했었습니다.
왜 그런고하니, 국어는 수학이나 탐구와 다른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분명 국어는 다른 과목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점수와 큰 연관이 없다는 거지요.
분명히 공부를 하는데, 유형 분류와 풀이법도 익히는데,
시험장에 가면 또 틀렸습니다. 답답하지요.
뭔가 ‘내가 모르는 신박한 방법’ 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를 풀었을 때 틀리면
‘내가 모르는 풀이방법이 뭐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리트 재시를 향한 직행열차가...)
강사가 A유형이라고 하면서 A유형의 출제 원리를 알려줍니다.
아, 이 문제는 A유형이었구나. 이걸 몰랐네…
A유형의 풀이법으로 해설해주는 것을 보면서 허탈합니다.
다음부터는 A유형인지 아닌지 잘 봐야지. 하고 넘어갑니다.
올해 리트 재시를 하면서 느낀 것은, 국어도 다른 과목과 다르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수학, 탐구 같은 과목들과 국어 과목은 똑같습니다.
정답만 맞추면 장땡입니다.
문제 유형? 출제 원리? 올바른 유형별 풀이법?
무슨 상관입니까, 답만 맞추면 그만인데…
강사들의 문제 유형 분류가 뜬구름잡는 소리라는 게 아닙니다.
문제의 유형은 분명히 있습니다. 출제원리(?)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나 수험생은 그걸 알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 유형을 분류 못하면 어때요? 출제 원리를 모르면 어떻습니까?
답이나 맞추면 그만입니다.
2.
그렇다면 강사들이 유형을 분류하는 이유는 뭐지요?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혹은 가르치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하나하나 뜯어서 여러분에게 해설해줘야 하니까요.
강사가 갖춘 사륜안은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의 사륜안도 있지만,
여러분에게 문제를 해설해주기 위해 사후적으로 고민하며 만들어낸 사륜안도 있습니다.
‘강사를 따라해야지’ 강사처럼 되어야지’ 라며 유형 분류를 할 필요가 없는 게 이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후적으로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하는 사륜안이 아니라,
시험장에서 문제를 맞춰내는 전략입니다.
3.
문제 유형 분류는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유형별 풀이법도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국어 문제는 어렵게 접근할 필요가 없습니다.
답이나 맞추면 그만입니다.
답을 맞추려면 많은 도구를 가지면 안 됩니다.
최대한 간단한 도구 두세 개로 답을 맞춰내야 합니다.
문제를 풀 때 유형에 따라 문제를 풀어내려고 하면,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너무 많아 효율적이지 않은 데다가
실제로 이 문제가 이 유형이 맞는지를 의심하는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문제 풀라고 냈더니 머릿속으로 이것저것 따지고 있는 거지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문제 유형 분류 말고 뭘 하면 되느냐?
풀이 전략을 세워야 됩니다.
풀이 전략도 복잡하게 세우지 마시고 최대한 간결하게 세우십시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올해 리트를 준비하면서 풀었던 2023학년도 리트 언어이해 12번인데요.
답은 오답인 5번을 골랐습니다.
파란색이 제가 생각했던 사고방식을 복기해서 적어놓은 것인데요.
선지 1~5모두 맞는 것 같아 정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시간상 그냥 5번을 찍고 넘겼군요.
그러면 여기서 저는 왜 틀렸는지를 분석했는데요,
‘모르는 내용이 나왔다’
‘유형을 몰랐다’
이런 것이 아니라
뭘 못 본 건지?
독해에 안좋은 습관이 있는건지?
를 고민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이 문제에서 정답인 2번을 찍지 못한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분석해보니 2번을 찍지 못한 이유는
‘A가 B이다’ 라는 문장에서 ‘B’에만 집중하고, ‘A’에는 집중하지 않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었네요.
‘설명의 대상에도 집중하자’ 라는 전략이 필요하겠군요.
전략을 문제 옆에 따로 적어둡니다.
시험지 한 회차 풀이가 끝나면,
정리했던 전략을 시험지 맨 앞 장에 정리해서 적습니다.
이렇게 시험지마다 풀어나가면서 전략을 적고 있으면,
전략이 또 수정되기도 하고요.
어떤 전략은 자연스럽게 습득되기도 합니다.
저는 ‘설명의 대상에도 집중하자’ 는 전략은 시험 전날까지도 제대로 습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험 당일날 가서 볼 전략노트에 적었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리트성적은 삭제합니다)
문제 유형을 분류하지 마시고,
풀이 전략을 세워야 됩니다.
문제 유형별 올바른 풀이법 같은 건 다 필요없습니다.
답만 맞추면 그만입니다.
가장 실전적인 전략, 효율적인 전략, 정답을 찍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워서 실천해 보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애들 너무 속도가 빠른데
-
하.. 인싸되고싶어울었어
-
홈트 40분완뇨 1
좀 더 하고 씻고 자야겟음뇨
-
흠..
-
재고가 어느 지점에나 쌓여있음
-
저도 질받 7
아무거나 고고
-
매수실시
-
제 친구가 한양대 다니는데 학교에서 과외 연결 해줬다는데 한양대는 원래 그런가요?...
-
손 시렵지만 15
오르비를 멈출수 없는나
-
이짓거릴안한다면 더 빠르게 읽을수있을거같은데 예전부터 이래왔어서 뇌빼고 나무위키나...
-
언매미적영어물리지구 100 96 1 48 42 인설의 가능한 점수인가?
-
이재용
-
상위 직종비율은 이과 65 : 문과 35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ㅋㅋ
-
나도 질받 8
-
놀라운 사실: 10
어제 산 바나나킥 다 못먹음 좀따 방 다 치우고 먹어야지
-
아...
-
13번인가 그 f(x) g(x) 다항함수고 마지막에 정적분 0부터 1/2 구하는거...
-
안됨뇨
-
03인데 의대 갈 가치가 없다고 보시는 분들도 많은 거 같네요.. 졸업할때까지...
-
질문받아드립니다 13
ㄱㄱ
-
왜?? 왜?????
-
강원지역의 한 육군 부대에서 훈련 중 다친 일병이 끝내 사망했다. 26일 군 당국에...
-
내가 제설작업해야 하거든
-
뭐 첫눈? 2
눈 왜 벌써와
-
눈오는데? 10
진눈깨비에 가깝긴 하지만
-
써도 도움이 많이 될진 모르겠네 일단 열심히 써볼게요
-
뭔 ㅋㅋㅋ 17
서울대-로스쿨 테크가 의사보다 상방높다고 티나는 바이럴을 하고 앉았네 그렇게 치면...
-
박카스 젤리 맛있다 13
오...
-
누구보다도 최우제 쉴드 개열심히 치던사람인거 오르비에서 모르는사람 없음 다들...
-
이룬거도 겁나 많은 성골유스 + 열광하기 좋은 플레이스타일 깔끔하지 못 한 마무리로...
-
문과 라인 봐주세요.. 11
이거 서성한 되겠죠….? 중대 논술 안갔는데….ㅜ 연고 하위과 상향 지원도 가능한가요….?
-
ㅈㄱㄴ?
-
건대 공대나 교차지원으로 중경외시 문과중에 가능한 곳 있을까요..?
-
옆사람 성적 볼 때 더 멘탈 나갈듯
-
공부할땐 n제 후기가 정말 필요했는데
-
이거 뭐 다음날 훈련이 있어서 좀 총기손질이나 이런걸로 제한하는거 제외하고 간부들이...
-
내가 제일 인지도가 높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월붕이 진화노예 예나오리 등등이었는데
-
2022년, S 모 고등학교(자사고, 안 가는 걸 추천)에 다니고 있던...
-
공통틀이 유리한거임? 본인 미적1틀 공통 2틀임
-
솔직히 현역 정시는 수시보다 높게 가면 성공아님? 12
그렇다고 해주시면 안될까요..
-
1차 세탁 시도 -> 민심 그대로 -> 패선생님 당황 -> 2차 세탁 본인이...
-
의사 망할일은없음 ㅋㅋ 13
증원된다고해도 뭐 예전만못하다정도지 여전히 고소득자일거고 일반회사원만큼 떨어질일은...
-
연애 두려운점 4
내가 한번 정을 준 사람한테서 정을 진짜 더럽게 못 떼서 ㄹㅇ 간이고 쓸개고 다...
-
질받 18
-
스울대 가고싶다 8
스울대 아니면 도저히 만족을 못하겠다
-
수능끝나고 4
할거 없는데 추천좀.. 게임은 안 좋아해요
-
대체 왜 이딴 시스템을고집하는거임? 여론조작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심하네 참
-
나두 무물보 24
-
지금 몇점 이하 안 나오면 실패한다 몇점 이상부터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이거 하려면...
글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