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31번 복답에 대한 의견
게시글 주소: https://old.orbi.kr/00068346511
문제 짜증납니다. 지문이 아니라 선지로 변별하려는 추세를 더 강화하는(이게 맞나 싶습니다)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정답이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3번이 명확함과 동시에 논란이 있는 2번도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 짧은 요약:
글의 핵심은 '알맹이-껍데기가 일체화된 아날로그 vs 알맹이를 다른 껍데기에 복붙 가능해진 디지털.
그래서 보존에 있어서 아날로그 시절에는 껍데기 자체를 보존해야 했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껍데기 중요성 떨어지다보니 그 보존 대상은 알맹이' 이므로
빈칸 껍데기(medium)은 알맹이(message)의 일부가 아니게 되어버림이 정답 선지.
2번을 저장소(껍데기)로 보면 완전 아웃.
저장 혹은 저장 행위로 보더라도
디지털 시대의 보존은 알맹이를 복붙/이동 시킨 알맹이+껍데기의 보존이므로 껍데기를 보존'행위'(보존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행위)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 X.
긴 버전:
쉽게 말해 알맹이와 그 알맹이를 담는 껍데기가 있다고 쳤을 때, 필자가 이 부분에서 큰 틀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바는
'껍데기는 이제 갈수록 의미 없어져서 보존 대상이 아님. 보존에 있어서는 알맹이를 보존하면 돼'가 아니라
'원본의 보존 필요성이 떨어진 시대다 보니 껍데기 자체의 중요성이 많이 줄었지. 그러다보니 요즘 시대에서 보존의 대상(목적성)은 알맹이야.'가 일관된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날로그 시대 때는 껍데기와 알맹이가 일체화 되어있으니 매체의 특성상 복제본 제작도 어렵고, 왜곡이 없는 복제도 불가하다보니, 소실의 위험성에서 껍데기 자체를 보존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는데,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껍데기와 알맹이의 일체화 시절과는 달라. 디지털화 된 알맹이는 똑같이 복제가 돼. 보존하려면 꾸준히 알맹이를 그냥 다른 껍데기에 복붙해줘야 된다는 점이 달라. 그러다 보니 (실질적인) 디지털 보존의 대상은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인 것이지.
이게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인 것이지요.
껍데기는 이제 보존 안 해도 됨. 혹은 껍데기 의미없음이 아니지요. 껍데기가 덜 중요해지고 알맹이만 복붙하면 되는 시기에 보존의 진정한 대상은 알맹이고, 알맹이와 껍데기의 일종의 분리가 되는 현상을 강조하는 겁니다. 그게 빈칸 문장의 핵심이고요.
이 때 storage를 저장, 혹은 저장 행위라고 생각해서 정답이 된다면
'껍데기는 저장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논리가 명확하게 성립되어야 하는데, 이는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 필자는 디지털 시대에서의 물리적 매체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A physical carrier is necessary(물론 이 말도 물리 매체가 필수적이긴 한데 중요성은 떨어짐~ 하며 알맹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장입니다)
physical media that carry digital information이라고 하면서 digital information을 담은 물리적 매체라고 또 언급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날로그 매체(알맹이 껍데기 일체형)과 비교하며 보존 행위를 제시합니다.
digital information을 담는 physical media가 아날로그(알맹이 껍데기 일체형 보다 취약하기 때문(아마 매체의 내구성이나 보존 용이성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USB/CD vs 바이닐/책/카세트)에
계속 다른 physical carrier로 옮겨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지요. 의미 없는 것을 재차 재진술할 이유가 없습니다.
digital preservation 과정 자체가 digital information을 다른 physical carrier로 옮기는 것인데,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그에 그치지 않고 당연히 논리적으로 그 carrier를 보존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보존하는 방법: 상할 것 같으면 지속적으로 음식을 다른 지퍼백에 옮긴다.
라고 말한다고 해서, 당연히 보존의 대상(목적성)은 음식물 그 자체이지만, 보존 대상(행위의 대상)에서 지퍼백이 배제될 수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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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애초애 모평으로 이리 왈가왈부 샹기는게 문제
소신 발언하자면 문제를 짜증나게 내서 그렇지 왈가왈부 할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평이었으면 컷은 낮았겠지만 수험생들이 와 영어 ㅈㄴ 어렵네 영어도 진화함? 하고 넘겼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평가원의 변별 방식과 다르게 짜증나게 변별했을 뿐입니다.
짜증나게 낸 시험지다보니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절평 영어를 이따구로 낸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지만.
못 내거나 이상한 시험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구적인 저장이면 맞을텐데 그게아니라 ㄹㅇ
디지털로 영구 저장이 되는 기술이 나오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본문에서 나오는 USB와 같은 physical carrier가 아니라 클라우드라는 비가시적 저장소마저도 그 안에 데이터 보존에 있어서 물리적인 데이터 센터 불 질러버리면 소실되기에...
저두 걍 2번찍기엔 애매한거같던데...
선생님 안녕하세요, 겨울이라고 합니다. 훌륭한 의견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학생들이 세상에서 영어를 제일 잘한다는 말이 진짜긴 한가 봐요 ㅎㅎ 이렇게 높은 수준의 분석을 들을 수 있어 기쁩니다. 선생님의 의견과 (아마 읽어 보셨을) 제 의견의 차이점은 빈칸 문장에 storage를 넣었을 때 '매체는 보존 과정의 일부가 아니다' 라는 문장을 '보존 과정에서 매체는 필요없다'로 해석하느냐 '매체까지 보존할 필요는 없다' 로 해석하느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지문 전체가 어려운 지문이 아니기에 지문 내용에 대한 해석 차이는 없어요. the medium is the message라는 경구에서 차용한 전문에서는 the medium이 매체 전반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되기에 선생님의 해석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 경구에 대한 언급 없이 지문의 빈칸 문장만 놓고 봤을 때, the medium이 매체 전반을 포괄하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carrier를 보존해야 한다는 포인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 같은데, 보존되어야 하는 것은 정보이지 매체가 아니라고 마지막 문장에서 굉장히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지문 전체에서 선생님의 주장에 가장 가까운 문장은 아무리 '그 특정 매체'여야 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결국 물리적 매체가 보존 과정에 개입을 안 할 수는 없다는 내용의 문장인데, 여기에도 original carrier까지 보존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내용은 없어 보입니다. 어떤 문장을 근거로 기존의 carrier도 보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 건지가 궁금합니다.
저는 carrier를 보존해야 한다는 포인트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다만 보존 행위 자체에서 배제됨을 지문에서 알 수 없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carrier 자체가 preservation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필자가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보존(목적성을 가진, 쉽게 1번이라고 하겠습니다)과 행위로서의 보존(쉽게 2번이라고 하겠습니다)이 구분된다고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소실되지 않게, 혹은 그 내용물을 이후에도 계속 우리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행위는 preservation이며, preserve는 1번 행위입니다.
그 부분에서 껍데기-알맹이의 불가분이 아니게 된 디지털 시대에서는 껍데기를 굳이 적극적으로 보존할 필요가 없으므로(아날로그와 다르게 껍데기 불타버려도 미리 복붙해놨으면 그만) 이제 보존의 핵심은 medium이 아닌 information이다. 이게 필자가 말하려는 핵심인 것은 자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 사이에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physical carrier와, digital preservation의 과정(물리 매체에 지속적으로 옮겨 담음) 등을 보았을 때, 필자는 2번 행위에서 물리 매체의 필요성, 유의미성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analog media와의 비교까지 하면서 physical media that carry digital information라는 표현을 썼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storage는 1번이 아니라 2번 행위와 관련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medium이 배제된다고 논리적으로 볼 수 없기에 틀렸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왜 1번이 아니라 2번 행위인지는 오히려 영어를 더 원어민스럽게 하는 댓쓴이 분께서 더 잘 이해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preserve와 storage는 synonymous하지 않습니다.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글에서 '증식한 껍데기들 보존',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그 carrier를 보존하는 것도 포함' 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carrier 보존 여부에 대해 확실히 말하지 않았다' 보다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껍데기를 보존할 필요성을 밝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carrier 보존이 필요하다고 지문에 명시되어 있었다면 storage는 어떻게 해석을 해도 답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문에는 그런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carrier 보존 여부에 대해 확실히 말하지 않았다기에도 지문의 마지막 문장에서 '보존되어야 하는 것(보존의 핵심 x, 보존에서 중요한 것 x)'은 'not the media itself' 라며 원래 carrier 자체가 보존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고요.
analog media와의 비교 포인트나 해당 구절이 사용된 맥락은 자명합니다. 물리 매체와 내용 요소가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이 된다는 점, 그래서 물리 매체가 특정 매체여야 할 필요성이 적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 과정에서 물리적 매체는 필요하다는 점이 모두 지문에 언급되어 있죠. 물리적 매체 전반의 필요성을 부정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제 말은 어떤 정보를 보존하고자 할 때 그 물리적 매체까지 보존할 필요는 없다고 빈칸 문장이 해석된다는 뜻입니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신 carrier 보존 여부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데 한 문단을 더 할애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원래 carrier 자체를 보존할 필요가 없다고 명확히 말했기 때문에, 어떤 정보를 보존하고자 함에 있어 그 물리적 매체까지 보존할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의 빈칸 문장이 적절하다고 보는 거죠. carrier까지 보존할 필요성을 명시했거나, the medium을 매체 전반을 포괄하는 표현으로 해석한다면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무엇보다 storage와 preservation의 의미가 일대일대응으로 같은 것은 아닙니다. 이 점은 사실 저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영어권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사전 중 하나인 merriam webster에서는 storing의 3번 뜻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to place or leave in a location (such as a warehouse, library, or computer memory) for preservation or later use or disposal. preservation 부분도 제가 덧붙인 것이 아니라 사전적 정의의 일부라는 점에서,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preservation이 아닌 storage라서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저는 보존(목적성)과 보존 행위(목적성을 이루는데 행하는 행위)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증식한 껍데기들 보존',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그 carrier를 보존하는 것도 포함'
이것은 보존 행위(위에 2번)에서 당연히 carrier의 보존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preserve의 목적성 대상은 방송사에서 찍어놓은 한국vs싱가포르.mp4 영상이라고 쳤을 때,
그 preserve 과정은 영상파일을 다른 USB에 옮겨 담아서 세이브 파일을 많이 만들어 놓는 것이죠. (이건 지문 그대로 예시를 만들어 놓은 겁니다)
그 보존 과정에서 보존의 목적성을 가진 대상은 자명하게 영상파일이겠지만, 보존 행위 자체에서 USB가 배제될 수가 있나요? 어떻게 USB에 대한 보존 행위 없이 영상의 보존(진정한 보존)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필자가 말하고 싶어하는 바도 '이제 껍데기를 보존할 필요가 없어'가 아니라 '(진정한)보존의 대상은 이제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야' 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게 마지막 문장의 모호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preserve라는 행위의 범위가 명확히 나오지 않았거든요.
마지막 문장'만' 보면 당연히 말씀하신 생각대로 할 수밖에 없긴 한데, 그러면 글의 전개 상에 나타나는 물리적 부분이나 보존 과정에 대한 서술 내용들은 cohesion에 있어서 의문이 들게 됩니다.
어떤 정보를 보존하고자 함에 있어 그 물리적 매체까지 보존할 필요가 없다. 라고 하시는데, 그 보존을 능동적 보존으로 보면 얼추 맞겠지만, 저는 storing이 결코 그 능동적 보존이 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게 아니고 보존 행위라고 보시는 것이라면 논리적으로 비약이지요. 보존 '행위'(위에 말한 2번)에서 배제되었다는 근거 또한 지문에 없습니다.
뉘앙스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preserve는 손해나 소실 등에서 벗어나게끔 능동적으로 일련의 행위를 통해(이 과정에서 storing도 포함될 수 있겠죠) 상태를 지속시키는 행위이고, storing은 저장하는 행위입니다.
preserve는 김치를 썩지 않게 유지시키며 보관하는 행위고, storing은 김치의 상태와 상관 없이 저장하는 행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뉘앙스 부분은 복수정답 문제 제기 하신 선생님들께서도 대부분 동의하신 바이며(다만 이런걸 내는 것 자체가 평가원의 출제 취지와 맞지 않으므로 문제 제기), 너무 자명합니다.
지문 내용만으로, preserve 하는 행위가 최대한 많은 복제본을 만드는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을까요? 복제본은 어디에서든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언급이 있지만, 이게 최대한 많은 복제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전 세계에 딱 하나 있는 한국vs싱가포르.mp4 영상이 50명이 돌려 써야 하는 USB에 담겨 있어 손실의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합시다. 이 파일을 USB에서 박물관에 모셔 놓을 CD로 복사가 아닌 이동을 한다고 해서 preserve가 아닌 건 아니죠. 그렇다면 이전의 USB를 보존하는 게 진정한 보존이라고 볼 이유도 없는 것이고요. 지문에는 copies can be made라는 표현도 있고, migrate from one to another의 표현도 있습니다. 전자는 복사, 후자는 이동에 가깝다는 점에서 USB 50개에 복사해 50개 모두를 보존하는 것도 보존, USB 1개에서 CD 1개로 이동해 CD만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도 보존이라고 볼 수 있죠. 이전의 캐리어를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필연성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뉘앙스 차이라고 하셨는데, 사실 김치처럼 가만히 놔 두면 혼자 썩는(그래서 단순 store가 아닌 preserve에 extra 노력이 필요한) 친구들은 preserve와 store가 약간 다른 의미일 수 있지만 한국vs싱가포르.mp4처럼 가만히 놔 두면 그대로 있는(그래서 가만 놔두는 그 자체도 보존인) 친구들은 크게 의미상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요. '보존하다'와 '저장하다'의 차이 같은 느낌인데, 분명 이 두 가지가 유의어는 아니지만 가만 놔두면 그게 보존이고 저장인 친구들에서는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 않죠. 그리고 컴퓨터 메모리에 store 한다는(3번 의미) 건 이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평생 영어만 사용한 제 미국인 친구들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선생님께도 제게도 뉘앙스는 그냥 받아들여지는 것이지 어떤 근거가 있어 한쪽은 맞고 다른 쪽은 틀림을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훌륭하신 선생님과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더 유의미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기에, 다른 의견을 제시하신다면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뉘앙스 차이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이 부분은 언급 안 하신다고 하셨으니 읽고 흘리시면 됩니다)
preserve는 보존입니다. 미래를 위해서 능동적으로 보존을 하는 겁니다. 영어로 갈 필요도 없이 국어 사전에 보존과 저장을 쳐보세요.
보존: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남기다
저장: 모아서 쌓아 두거나 간수하다. 기록해 둠으로써 그 내용을 보존하다.
국어로도 다릅니다. 보존은 보호를 해야 하지만, 저장은 보호의 개념이 담기지 않습니다.
아니오. 영상 자료도 가만히 놔둔다고 그 자체가 보존이 아닙니다.
영상자료를 담은 CD가 온도 변화를 겪어서 데이터 손실이 될 수도 있고, 백업을 해놓은 외장하드가 갑자기 오류 떠서 데이터 소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store는 단순히 미래의 사용을 위해 '저장' 해놓는 겁니다.
나중에 영상을 보기 위해 외장하드에 백업을 해놓는다- store
나중에 영상을 보기 위해 USB에 영상을 담아 놓는다 - store
후대에 영상을 남기기 위해 백업을 만들고, 그 백업 자료가 손상되거나 소실되지 않게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것-preserve입니다.
preserve는 store행위를 포함해서 미래에 그 자료가 남을 수 있게 능동적으로 노력하고 보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 안에 일련의 다양한 행위가 포함 될 수 있고요.
뉘앙스 부분이야 말로 문제 제기 하신 선생님들께서도 동의하신 부분입니다.
저는 preserve=최대한 많은 복제본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도대체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나요.
복제본을 만드는 것이 보존 '행위'에 포함 되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본문에서 나온 be migrated from one physical carrier to another as part of the ongoing preservation process가 그 근거입니다.
저는 원본 USB를 보존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USB라는 틀(media) 자체의 보존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복사본 있으면 더더욱 보존할 필요 없겠죠.
다만 보존할 의미가 떨어진다=그러나 보존하지 않는다가 아니라는 것이죠.
빈칸의 the medium is 'not part of' 라고 합니다. 배제된다는 것인데, 보존 행위에서 배제되는 그 근거는 어디 있을까요?
보존 과정에서 복사본을 만들고 이동시키는 것도 결국 새로운 carrier를 사용하는 것인데, 그 new carrier도 보존 대상에서 벗어나는지요?
뉘앙스 부분에서도 납득이 안 가시면
https://orbi.kr/00068349293/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언급하신 MW, Cambridge, Oxford 어디를 보더라도 storage와 preservation은 related하지만 뉘앙스 차이가 명확하게 있습니다. 능동성이 있는 보관 행위와 그냥 보관 행위 그 자체의 차이입니다.
제가 잘못 표현한 게 있어 덧붙입니다. not the media itself 문장이 그 자체로 실제로 매체는 보존하지 않고 정보만 보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위 문장들이 형성하는 맥락상 그렇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it is not the service itself but the service provider that needs to be inspected.'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해 봅시다. 이 문장 자체에서 서비스 자체가 조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명시하긴 하지만, 실제로 서비스가 조사 대상에서 빠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서비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해서 이 문장이 틀린 게 되는 건 아니죠.
그런데 그 앞에 'the deal that the service provider offered is against the law regardless of the service it tried to provide.'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해 봅시다. 'the service matters, but as long as the company really forced people to take out loans, it easily constitutes crime itself, making the investigation on the service itself of diminishing importance' 라는 문장이 따라붙고요. 그런데도 서비스 자체가 진짜 조사 대상이 아닌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하기는 어렵겠죠.
제발 제 논지를 파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문장에서의 preserve(보존의 목적성)의 대상에서 media가 excluded 된다는 점은 자명합니다.
그걸 부정하는게 아닙니다.
보존의 목적 대상은 디지털 시대에서 media가 아니라(재차 말씀드립니다. 아닌 것 맞습니다) information이지만,
그 보존 '행위' 자체에서 media가 excluded 됨을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이건 preserve라는 행위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능동적으로 보호하고 보존하는 행위 과정에서 보관(store)도 할 수 있고, 백업 복제(지문에 나왔죠)를 할 수도 있고, 보관 해놓은 환경을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서 그 행위의 목적 대상은 더 이상 media가 아니라 information입니다. 왜냐면 이전에는 media가 불 타버리면 information도 같이 불 타 없어졌지만, 이제 복사본 만들어놓으면 땡이니까요.
그게 필자가 말하고 싶어하는 바이고, 그걸 강조하기 위해 마지막 문장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외국의 것들이 많이 들어오는 시대에서 우리가 실제로 보존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보존해야 할 것은 문화재 그 자체가 아니라 문화재 안에 든 민족의 얼이다.'
이 문장들을 봤을 때 당연히 강조의 대상과 동시에 보존의 대상은 민족의 얼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장을 쓴 필자가 보존 '행위'에 있어서 문화재를 배제한다고 볼 수 있나요? 아니지요.
이 문장의 목적은 문화재 자체를 보존하려 들지 마라, 어차피 중요한 건 민족의 얼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걸 강조하려는 것이죠. 그 얼만 유지된다면 우리가 새로운 문화재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이 문장만 보고 문화재를 보존 행위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본문과는 다르지만, 똑같은 형식의 문장입니다.
preserve는 능동적 보호의 개념인 것이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능동적 보호 '과정'에서 이뤄지는 '행위'에서 media가 배제된다는 것 또한 지문에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또한, 그렇게 보지 않더라도 애초에 preserving과 storing은 명확히 다른 단어입니다.
"나 예전에 그냥 매일 공부하던 것과는 다르게 '진짜로 공부' 하려고!"
"나 어젯밤에 국어 공부했어"
에서 각 문장의 '공부'가 똑같은 행위인가요? 아니지요. 전자는 예전과는 다른, 아마 더 능동적인 공부(목적성을 가진, 성적을 올리기 위한...)를 말하는 것일테고, 후자는 진짜 공부 행위를 말할 겁니다. 이렇게 단어의 뉘앙스 자체로도 언어의 의미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예시의 차이에 따라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군요. 제가 위에 들었던 예시도 지문 문장을 그대로 변주한 것인데, 제 예시에서는 서비스의 내용은 조사의 대상이 아님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반면 선생님의 예시는 (비유하자면) 서비스의 내용도 조사해야 함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니까요. '우리가 보존해야 할 것은 문화재 그 자체가 아닌 문화재에 담긴 민족의 얼이다' 라는 예시에서 민족의 얼은 특정 문화재에서 다른 문화재로 쏙 옮길 수 없죠. 다른 문화재를 만든다고 해서 원래 문화재에 있던 민족의 얼이 사라질 수도 없고요. 반면 제 예시에서 서비스는 조사하지 않고 서비스 제공자만 조사하는 것은 매우 매우 가능한 행위입니다. 결국 매체와 정보의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였냐에 따라서, 보존 행위의 primary method?를 복사로 봤냐 이동으로 봤냐에 따라서 다른 뜻으로 받아들여진 게 차이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지문에서는 양쪽 모두로 이해 가능하게 나와있다는 점에는 선생님과 제 의견이 같지만, 그럼에도 한쪽으로 해석해야 한다면 어디에 가깝냐-에서 의견이 다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의견은 제가 이 지문을 가지고 했던 모든 논쟁 중 가장 배울 점이 많은 의견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일 뿐인 제게 많은 것을 알려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긴 논쟁과 약간의 자존심 스크래치로 ㅎㅎ 제가 날 선 말투로 논쟁에 참여한 점은 정말 죄송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설명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 하시는 일 모두 행운이 따르길 바라겠습니다 :)
넵 의견 들어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ㅎㅎ
다만, 보존 행위에서의 주된 방법이나 옮길 수 있냐 없냐에 따른 차이가 아니라, 옮길 수 있건 없건, 어떻게 보존을 하든 간에
저 문장만 보고 문화재 자체에 대한 보존 행위에서의 배제를 떠올리는 것은
논리적으로 비약이라는게 제 이야깁니다.
똑같이
보존해야 할 것은 매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내용이다라고 한다고 해서
보존 과정이 복사가 되었든, 이동이 되었든(사실 디지털 데이터의 이동도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복사입니다...본문의 migrating도 그것을 말하는 것일테고요) 간에 그 과정에서 매체라는 것이 보존에서 배제되어야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원본이고 뭐고 media니까요. 매체(껍데기)는 보존 안 해도 되냐는 것을 어떤 근거로 파악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저 마지막 문장이 근거가 될 텐데, 그렇다면 preservation의 능동성이 storing에는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판단을 해보시면 더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이건 그냥 미국 친구들한테 영어 틀렸다고 여권 반납한다고 ㅋㅋ 읍소하고 온 후기예요: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그게 정오를 가를 만큼 큰 의미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 사실 저에게는 와 닿지 않아요. 그래서 storage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엄밀히 다른 단어군요. 느낌은 수능 영어의 선지를 고르는 근거가 될 수 없으니! 전공자이신 선생님의 말씀이 맞겠죠 ㅎㅎ 생각도 한 가지 언어의 완결된 문장으로 못 하는 저와 생각하기 싫어하고 (소곤소곤) 공교육 망한 제 미국인 친구들과 서로서로 우리가 맞음! 왜냐하면 it sounds okay! 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ㅋㅋ 오늘 선생님께서 해 주신 얘기 친구들한테 해 줬더니 개학하면 꼭 이걸 자기네 영어 선생님께 가르쳐 드려야겠다, 교수 임용에 도전하겠다(...)면서 의지들을 불태우고 있어요 ㅋㅋ 그렇군요... preserve와 store는 엄밀히 다른 거군요... 신기한 거 하나 배워 갑니다. 가르쳐 주셔서 다시 한 번 정말 감사하고, 제가 논쟁 중 사용한 표현에서 결례를 범한 것이 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의합니다 선생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