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재수생의 엉뚱한 상상
게시글 주소: https://old.orbi.kr/00069259067
불안감에 떨고 있나요?
재밌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재수생 시절 저는 한 가지 엉뚱한 생각을 해봤어요. 어쩌면 그때 그 엉뚱한 생각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고, 여러분과 함께 이 중요한 시기를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준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전광판이 있으면 어떨까?
수능을 준비하는 각 학생별로 전광판이 있고, 그 전광판에는 각 학생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의 달성 확률이 실시간으로 보인다면 어떨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하루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하면 전광판의 확률이 높아지는 걸 제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전광판을 말하는 겁니다. 그러면 정말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지금 제 말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한 학생은 없나요?
이런 전광판이 있다면 경쟁이 엄청 치열해지겠다는 생각이요. 확률이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서도 쓸데 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모두가 자신의 전광판을 바라보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죠. 그러면 자연스레 경쟁이 엄청 치열해지고 등급컷도 올라가지 않을까요?
휴.. 전광판이 없어서 다행이다.
이처럼 저는 가끔 혼자서 엉뚱한 생각을 하고 혼자서 안도하는 특이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엉뚱한 생각의 끝은 여기가 아니었습니다. 이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저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거든요.
과연 전광판이 정말로 없을까?
당신이 불안한 이유
저는 이런 가정을 해보았습니다.
현재는 내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A%인데
지금 이 순간부터 공부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내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어떻게 변할까?
당연히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A%에서 점점 줄어들겠죠. 뻔히 답이 정해져 있는 시시한 질문이라 느껴지실 겁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는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열쇠가 숨겨져 있습니다.
여러분이 불안해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앞선 가정에 따르면 현재 내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인 A%의 A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A가 100이라면 불안해 할 필요가 없고, 반대로 0이라 생각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이 A가 0과 100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요?
두 가지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첫째, 내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인 A%를 절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없다. 둘째, 그러나 내가 불안에 떨며 남은 시간을 낭비한다면 상대적인 변화량은 분명 음수일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의 힘
전광판이 정말 없을까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전광판이 있다고 생각하며 남은 50일을 보낼지, 없다고 생각하며 남은 50일을 보낼지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전광판이 있다고 생각하며 매일 하루를 보내는 학생이 전광판이 없다고 생각하며 보내는 학생들보다 남은 기간을 훨씬 더 치열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부터가 그랬고, 제가 그동안 이 사실을 알려준 학생들로부터 얻은 데이터도 이 사실을 뒷받침해 줍니다.
결론입니다.
감정/시간 낭비를 줄이는 것이 경쟁력이다.
전광판이 있다고 믿는다면
불안감을 느끼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학생들의 성향마다 다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테고 앞으로 그 불안감은 평균적으로 증가하는 방향이 될 겁니다. 남은 기간 동안 전광판이 있다는 가정 하에 공부에 매진해보세요. 불안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그 순간마다 나의 전광판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정신이 번쩍 들겁니다.
잊고 싶지 않다면 여러분만의 전광판을 실제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포스트잇에 전광판이라 쓰거나,
전광판을 그려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보세요.
눈에 보이는 것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나쁜넘들
-
동덕여대 근황 3
이젠 단톡에서 ‘자살’ 얘기까지 나오네 실화냐 걍 폐교해라
-
오랜만에 오르비 오니 다들 아이민이 어마어마하네요 ㄷㄷ 제가 가입할때는 오르비가...
-
미친 짓임?? 지거국도 아님
-
데이터 가지고 분석하고 말하는거 아니면 싸닥쳐주세요. 라고 말하면 안되겠죠? 그치만...
-
거울보기 0
-
30 찍맞? 0
좋겠다
-
진학사 83으로 잡던데 그것보단 높겠죠?? 진짜 83이면 완전 나락인데ㅜㅜ
-
의대정원 0
충북대 49->200
-
왜 고속 등 컷이 작년이랑 똑같운거 같냐
-
20%는 됨? ㅋㅋㅋㅋ 이걸 해내는 현역들은 대체 뭘까
-
지인선 선생님 2
존함의 한자가 어떻게 되시나요
-
출처는 올해 기술고시
-
강제 의과학자 확률 있어요? 너무 걱정되는디
-
운동하자
-
정시원서 끝나면 로스쿨cpa 등등 모든 전문직 칼럼쓸게요 0
여기 너무 모르는거 같음. 실제 다니고 있는 지인들 동원할듯
-
대학전쟁2 보는데 마음이 웅장하네 대 서 울 대 갓귬…
-
기출 빠삭하면 그냥 ebs연계되는 이감같은 실모만 벅벅 풀어도 상관없을거같은데 어케 생각하나요?
-
난 특정라인 성적대부터는 농협대 갈 생각 있다. 투표 ㄱㄱ
-
생1 vs 지1 1
현역이 등급따기 쉬운건 둘 중 그나마 뭔가요?
-
기분은좋구나
-
부모님은 재종이든 기숙이든 다 지원해 준다고 하심 근데 너므 미안해서 알바해서...
-
하사월급 400만원 드립보다 참신하네 ㅋㅋㅋㅋㅋ
-
대학 갔으면 오르비 하지 마라 > 반만 맞음. 개인적으로 입시 끝냈으면 입시 커뮤를...
-
로스쿨 핫하네… 6
잘모르겠고 시험공부개짜증나서 로준시오패스 될 것 같음 로시오패스도 아니고...
-
과외 경험 6회 학원 조교 경험 3회 있는 서강대생이면 3.0 받아도됨??
-
의대 빵도 나오기도 함?
-
자전같이 100명씩 뽑는학과는 대체로 입결따라 가는편이죠?
-
수상 수하 없고 공통수학1,2만 있는데 시발점이랑 노베 수상 수하 이제 못 듣는 거임?
-
에휴
-
입결이 유지될지 궁금하다
-
지금칸수가 0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1334714 https://orbi.kr/00069320218...
-
후후
-
올해는 통변이 맞는거 같다고 생각해요...
-
현우진 카르마론 8
살 맞는다 한 거 어떤 영상에서 그런 건지 아시는 분
-
농협대도 고려해볼만 한듯.
-
롤마노꺼지고 히마노인건가
-
일단 집에 돈이 좀 있다는거임 게다가 기숙까지 가는거면 여유로운거고
-
지금 나오는 대학별 환산 점수들은 올해 대학별 정시 요강(ex 성대a형 b형) 다...
-
자살하고싶다
-
이거 잘생긴거임? 조별과제할때 팀원한테 동안이라는 말 듣고 ㅂㄹ친구는 푸씨같이...
-
엄마가 자꾸 정시 원서 지원 가이드 지원 시 유의사항 같은 정시 정보 보라는데 수능...
-
부산 교육청 생윤 2컷이 37이던데… 생윤 황분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ㅠㅠㅠ. 36...
-
성적표 나와야 실표본 들어오고 (여기서 1차 변동) 수시 이월 인원을 작년으로...
-
ㄴㅇㅅ
-
이것이 진.짜 수준별 맞춤합격시스템 #1 메가스터디학원 2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학원입니다! 여러분은 N수학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
독학재수하는데 비용이 얼마나드나요
-
6칸에서 7칸됨ㄷㄷ
위장중입니다
어..? 누구에게도 위장이 통하지 않을 닉인데 말이죠
뭐야 딱 내 얘기잖아
보이는게 다가 아니야~~~
제가 칼럼 업로드 이외에 다른 오르비 활동을 잘 안 해서 이렇게 댓글에 대댓글만 달아 죄송한 마음입니다ㅜㅠ
100%
more than meets the eye
HAHAHA!!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