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부제: 노베에서 메이저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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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애정하는 오르비언 여러분.
노베 지도 전문 강사 겸, 문법&구문독해 지도 전문 강사 Good day Commander 입니다.
강사라는 직업으로 먹고 사는 이상
수능이라는 시험을 매년 지켜보게 되지만 학생들의 희로애락은 지금도 좀처럼 덤덤해지지 않습니다.
잘된 학생들은 '그래. 잘 가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 학생들은 안타까워서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잘된 학생들은 잘 되었으니 이제 제 마음속에서 지워내고, 제 어깨 위에서 내려놓아도 됩니다.
제가 더 걱정하지 않아도, 더이상 응원하지 않아도 이 입시판을 벗어나 자기 갈 길을 알아서 잘 찾아가겠지요.
하지만 잘되지 못한 학생들은, 계속 벗어나지 못해 구렁텅이에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학생들을 떠올리며 고민하다 이번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능을 잘 보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은 분들은 왜 잘 나오지 않는 것인지,
그런 것들을 노베 전문 강사인 제 관점에서 풀어내어 설명해보려 합니다.
뭐, 결국 돌고 돌아 결론은 '공부방법', '공부태도'와 같은 이야기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으로 제목을 짓지 않고 '비참하지 않으려면'과 같은 다소 자극적인 내용으로 지은 이유는,
이 글의 영감을 준 학생이 제가 오래 공들여온, 함께 힘든 길을 걸어온 어느 한 학생이기도 하고,
또 이 글의 내용이 보다 많은 수험생들에게 전달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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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언 여러분,
메시지의 내용만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학습 자료가 너무나 많은 시대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제가 쓰는 글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저 많은 정보의 무더기 중 하나에 지나지 않게 되고
마치 인스턴트 식품처럼 슥 보고 넘기고 마는 글이 될 겁니다.
저는 그걸 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익을 추구하는 사교육 강사이기도 하지만, 이익을 추구한다 해서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빛을 바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언제나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꿈대로, 목표대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르비언 여러분,
어디를 가도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님은 많이 계십니다. 동네에 있는 학원의 수보다 더 많은 분들이 계실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저 역시 그런 강사님들 중 한 명입니다. 저도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니까요.
하지만, 9등급 영포자와 의대지망 최상위권을 모두 가르치는 영어 강사님은 극히 드물 겁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고,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노베 전문 강사이면서도, 동시에 최상위권 학생들을 많이 가르치는 강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수능이라는 영어 시험의 '진짜 바닥(=9등급)'부터 정상까지의 로드맵을 모두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제가 가르친 학생들 중 메이저 의대 합격권에 속하는 학생이 나왔습니다. (수능 5개 안쪽)
이정도 최상위권은 저도 2년전쯤 전과목 3개 틀린 학생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전문강사인 이상 메디컬이 나온 것이 동네방네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겠지만,
이미 그 당시 동네에 더 받아줄 학원/과외T가 없던 이 학생을 주워와(?) 5등급 시절부터 가르쳤고, 오래 전 해당 학생에게 '너는 N수할 것이다(신상 보호상 N수로 적겠습니다), 또 그 후에도 의대를 못가거나, 간다 해도 정말 힘들게 갈 것이다'라고 예언했었고, 올해 10월쯤에는 '이번에는 1등급이 나올 것 같다'고 예언했고 모두 제 예상대로 흘러갔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강사의 시야에서 공부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먼 과거에 이미 이 학생이 미래에 N수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번 해에는 1등급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저는 어떻게 미리 알았을까요?
부디 제가 고민해오고 고민해온 생각과 대답들이 여러분들의 공부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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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째도 개념, 둘째도 개념.
소위 공부 잘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개념이 가장 중요하다' vs. '아니다, 실전 감각(문풀을 통한 경험치/개념학습)'이 더 중요하다로 자주 담론이 일곤 합니다.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분들 모두 최상위권에 있는 만큼 각 관점의 내용이 모두 일리가 있을 텐데요.
여러분, 사실 이 두 조언은 서로 다른 성격의 말이 아닙니다. 똑같은 말이에요.
개념을 먼저 제대로 하고 문제를 풀어라! 라는 조언이나,
개념은 적당히 닦고 문제풀이를 통해 실력을 높여라! 라는 조언이나,
사실 본질은 같습니다.
1등급을 받으려면 개념도, 문풀 경험치(스킬에 대한 숙련도)도 모두 그에 맞는 수준에 올라야 합니다.
그러니 개념을 먼저 철저히 닦고 문풀을 하든,
개념을 적당히 닦고 문풀을 하면서 더 다듬든,
아무튼 개념과 문풀 둘 모두 수준급에 오르면 1등급이 나옵니다. 어느 한 쪽이 틀린 게 아니에요.
생각해 보세요. 개념을 꼭 개념서를 통해서만 공부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문제를 풀면서도 개념에 대한 학습과 복습은 가능합니다.
그래서 문풀을 하면서 개념 복습을 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고, 그런 방법으로 최상위권으로 진입한 분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순서상 그건 맞지 않습니다. 불가능하진 않아도 그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생기게 됩니다.
설령 해당 방식으로 1등급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어느 길이 더 안전하고 정석적이냐 묻는다면,
저는 고민없이 개념부터 철저히 다루고 문제를 푸는 쪽의 손을 들어줄 겁니다.
'1등급으로 갈 수 있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하니까 1등급 나오더라'라는 것이 꼭 '그 길이 가장 좋다'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길은 '소수가 드라마틱한 결과를 낼 수 있는 길'이 아니라 '최대다수가 변수 없이 최대한의 결과를 낼 수 있는 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념부터 철저히 닦고 문제를 푸는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 쪽 길이 최상위권 진입에 있어 더욱 안전하고 유리한 길이라 생각합니다.
(당장의 성적 향상에는 문풀위주로 가는 쪽이 더 빠른 건 사실이고요)
그러니 여러분들, 문풀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개념부터 철저히 닦으시는 것을 권합니다.
2. 최상위권으로 가려면 기본기와 디테일이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기본기를 대충 닦아도 적당히 열심히 공부하고
문풀 경험치만 늘려도 대개 3등급까지는 금방 진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입니다.
고정적인 1등급, 소위 말하는 최상위권으로 진입하려면 기본기와 디테일이 정말 중요해집니다.
즉, 여러분들이 처음 개념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그 개념을 잘 닦느냐가,
그 당시에는 정말 작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당장은 티가 안나도, 나중에는 큰 차이로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한테 영어를 배워본 학생은 저로 인해 기본기와 디테일 잔소리에 시달리셨을 겁니다.. ㅎㅎ)
가령, 영어로 예를 들어 to부정사의 부사적 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to부정사의 부사적 용법의 해석방법은 크게 6가지가 있는데요.
이 6가지를 모두 다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6가지가 모두 수능 지문에 나온다는 겁니다.
즉 이 개념을 제대로 닦아두지 않으면, 개념이 불완전한 채로 수능을 보게 되고,
해당 개념이 사용된 문장이 나올 때마다 크고 작은 오역을 떠안은 채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겁니다.
제 입장에선 '왜 그래야 하느냐?'라는 거죠. 채울 수 있는 개념이면 당연히 채우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여러분들이 가진 디테일 부족이 비단 이 개념 하나만 있을까요?
분명 곳곳에 구멍이 나있고, 디테일이 많이 부족할 것이라는 겁니다.
디테일 하나는 굉장히 작기 때문에 성적이나 등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 디테일을 놓치는 사람이 다른 부분에서는 구멍이 안 나겠냐는 거죠.
그리고 그 디테일이 모이게 되면..
여러분들은 그런 족쇄를 발에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채로 수능을 보게 된다는 거죠.
그 상태로도 안정 1을 뽑아내는 사람이 대단한 것이지, 절대다수 범인들이 따라갈 만한 모범은 아닙니다.
따라서 만약 문제를 충분히 풀어봤음에도 '1-2등급'에서 진동하거나 2등급에 머물고 있고 죽어도 1등급이 안뚫리는 분들은 오히려 이제는 뒤를 돌아봐 기본기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내가 이런 공부방법으로 해왔더니 노베에서 2등급까지는 올라왔어. 그러니 이 길은 좋은 길이야. 이대로 가면 1등급까지도 갈 수 있겠지?'
이건, 모르는 일입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많은 분들이 성적이 오르면 무조건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아닙니다. 종착지가 1등급인 길이 있고, 종착지가 애초에 2등급인 길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면 2등급이 종착지인 사람은 1등급으로 절대 못가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찌저찌 노력과 양치기로 승부를 보면, 혹은 운이 조금만 받쳐줘도 1로 갈 수도 있어요.
다만 그게 정규 루트가 아닌 만큼, 애초에 종착지가 1등급인 사람이 2→1로 스무스하게 가는 것보다는 더 노력과 품이 들 것이고, 그만큼 효율적이지는 못하다는 겁니다.
다만, 노베를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면..
'노베는 처음부터 제대로 공부하면 학습 볼륨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얇은 책으로 빨리 한번 돌리는 게 낫다'는 관점은 저도 틀린 말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일리 있는 조언입니다.
하지만 저는 '노베라 해도, 처음 공부할 때 제대로 공부해야 헷갈리지 않고, 처음부터 제대로 공부해야 역설적으로 공부가 어렵지 않고 쉽다'고 보는 만큼 처음부터 제대로 공부하는 쪽의 효용이 더 크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가 너무 약한 분이라면 볼륨이 얇고 수준이 쉬운 공부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3. 공부를 '헛'하는 게 가장 억울한 상황입니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헛'하지 말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이 '헛'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단어암기에 빗대어 설명하겠습니다.
한 학생이 어떤 단어책을 꾸준히 외워서 끝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다 끝내놓고 몇달, 혹은 몇년 안봤더니 그새 다 까먹었습니다.
이게 공부를 헛하는 겁니다.
그 단어장에 들어간 시간, 노력, 그건 그냥 다 물거품이 된 겁니다. 아무 의미 없이 증발했다는 거죠.
(이런 식의 공부를 반복하는 게 태초마을로 가는 진짜 직행 열차입니다)
또 다른 예로, 어떤 문법 또는 구문개념을 듣고 공부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인강이나 책을 공부하고 잘 이해도 했는데,
시간이 흘러 복습도 안하다 보니 그 내용을 다 까먹었습니다.
이것도 헛공부라는 거에요. 거기에 들어간 시간, 노력, 그냥 다 버린 겁니다.
공부는 '헛' 하시면 안 됩니다. 그러면 1년 내로 수능을 못 끝냅니다.
특히 노베 분들은 더더욱 그러하고요.
이번에는 운동에 비유해 볼까요?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깁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한번 근육이 생기면 그게 끝이 아닙니다.
그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칼로리와 영양분을 계속 섭취해줘야 하고,
그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강도 이상으로 계속 운동해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근육량이 유지가 됩니다.
운동을 쉬거나 영양분 섭취가 적거나 불균형해지면 기껏 힘들게 운동해서 만든 근육은 다시 금방 사라집니다.
그러면 그 근육을 위해 썼던 노력, 먹은 음식, 식단.. 다 물거품이 되버린다는 겁니다.
(물론 운동 과정에서 얻는 심폐능력, 근지구력, 근신경 등 부차적 효과가 아예 없진 않겠지만.. 근비대가 목적인 사람이라면 사실상 근육을 잃어버린 시점에서 끝났다는 겁니다)
공부도 운동과 마찬가지입니다.
인강을 듣고, 책을 보고, 개념을 이해하는 게 끝이 아닙니다.
그것을 기억 속에 계속 붙들고 유지하는 것도 공부고, 거기에도 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새로운 내용을 배우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이미 공부한 내용들을 유지하고 복습, 암기하는 것도 공부입니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냐고요? 그러니까 공부가 어려운 겁니다..
이걸 잘 하는 사람들이 단기간 내에도 성적을 빡빡 잘 올립니다.
4. 메타인지 팁 - '강사라면 나처럼 했을까? (강사한테 감정이입하기)'
최상위권으로 올라가려면, 혹은 이상한 길로 빠지지 않고 대체로 올바른 길을 유지하려면 메타인지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 이제는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메타인지가 어려운 분들도 적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도대체 내 약점을 어떻게 알아야 할까?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데 모르는 걸 스스로 고민해서 알아내라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 봤고, 수업때 어느정도 효과를 거둔 조언이 있어 여러분들에게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바로, '강사님이라면 이렇게(=내가 하고 있는 것처럼) 공부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메타인지가 너무 어렵다면 위에 적어드린 생각을 길잡이로 삼아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개념을 공부했다 가정하겠습니다.
개념이 이해는 됐습니다. 얼른 문제를 풀고 싶은 마음에, 얼른 진도를 나가고 싶은 마음에 제대로 외우지도 않고 훅훅 넘어가고 싶을 때!
그때 생각해 보세요.
"강사님이라면, 지금 내가 하는 것처럼 공부했을까?"
→ 이렇게 안 했을 것 같아.확실하게 하고 넘어갔겠지. 그러니 확실히 공부하고 넘어가야겠다.
"강사님이라면, 이 개념을 정확히 알고&외우고 있을까? 아니면 모르고 있을까?"
→ 강사님이라면 이 개념을 알고&외우고 있었겠지. 그러니 나도 확실히 외워야겠다.
"대충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은데.. 그냥 대충 맥락 보고 뭉개고 넘어가면 안되나?"
→ 강사님이라면 내가 뭉개고 넘어가려는 이 부분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었겠지. 설령 강의에서는 뭉갠 것처럼 보여도 강사님이라면 사실 다 이해하고 있었을 거야. 그러니 나도 완벽히 이해해보려 하자.
이렇게 생각하라는 겁니다.
물론 일반적인 수험생이 강사 수준의 지식을, 강사 수준의 (학습적인) 깊이를 쫓아가는 건 어렵습니다.
여러분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저희는 밥먹고 이것만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여러분들이 이걸 100% 따라할 수 있으면 여러분들이 강사를 하셔야 합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이 많이 노력한다 해도 강사의 지식을, 강사 수준의 깊이를 따라오는 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수능은 '끝(=범위)이 정해져 있는 시험'입니다.
수능이라는 범위가 정해져 있다면, 과장을 좀 보태서 여러분들도 강사처럼 공부하고, 사고하는 게 충분히 가능합니다.
수능 만점을 꿈꾸시는 여러분들,
수능 만점이 목표가 아니라도 최상위권의 성적을 받아 정상급 명문대/메디컬에 진학하고 싶은 여러분들,
여러분들이 최상위권을 꿈꾼다면 가장 따라해야 하고, 가장 닮아야 할 사람은 그 과목의 강사입니다.
그 과목을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높은 성적을 항상 변수 없이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강사라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하기 편한 공부를 하시는 게 아니라,
강사님들이 할 법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강사님들이 사고할 법한 방식으로 사고해야 합니다.
물론 해당 과목만 공부하는 강사와 달리 여러분들은 전과목을 다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가혹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100% 실현할 수 있을지는 둘째치고 '마음가짐'은 이렇게 먹고 공부하시라는 겁니다.
제가 요즘 수업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메디컬 준비하거나 편입준비하는 분들에게 자주 해주는 말인데요.
"해당 시험을 원큐에 통과하는 방법은, 과장을 좀 보태서 그냥 강사처럼 공부하면 된다. 그러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합격점이 나올 거니까. 애초에 너네 목표는 그 정도로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붙을 수 있는 수준 아니냐?"
그러니 여러분들의 마음가짐도 달리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5. 공부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싸움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사람의 겉모습은 눈에 보입니다.
외모도, 키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외모는 어느 한쪽으로 크게 쏠려 있지 않는 이상 직관적으로 바로 알기는 어려우나,
눈에 보이는 만큼 수준을 확인받는 것이 가능하지요.
하지만 사람의 지능, 의지, 노력, 근성 등은 무형에 가깝습니다.
지능이야 지능검사를 통해 수치를 확인할 수 있기는 하지만,
몇십만원을 내고 신빙성 있는 지능검사를 받는 분도 많지 않을 테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오르비언 여러분, 공부는 무형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앞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했지만,
지금 여기서는 '공부에 필요한 능력치'에 대해 이야기해드리고 싶습니다.
허무맹랑한 예시지만,
예를 들어 여러분들이 격투기를 정말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훈련해온 사람이라고 전제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몸이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아이와 같다면 평범한 성인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요?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어떤 태도를 가지고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해도
여러분들이 그 공부를 소화하려면 무형의 능력치가 중요합니다.
사람의 지능은, 의지는,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그리고 의지는, 노력은, 한정적인 자원입니다.
쓰면 닳고, 누구나 유한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그 한계치와 연료통의 크기가 다르기에
누군가는 3년을 쉴새없이 노력할 수 있고 누군가는 작심삼일로 끝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이 한정적인 자원들을 '잘 사용'할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게 앞에서 말한 '헛공부 하지 마라'와 연결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안그래도 무형의 자원이 남들보다 크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공부 시간을 얼마나 잘 사용해서 헛공부를 하지 않느냐가 중요해지겠지요.
그러니 이런 무형의 것들도 어떻게 배분하고 사용해야 할지 한번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6. 수박 겉핥기 이론 - 공부는 오래 한다고 다가 아닙니다.
생각해 보니 최근 수업때 자주 해주는 중요한 조언을 빼먹은 것 같아 이 부분을 추가합니다.
(2024/11/23 오후 7:00)
공부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공부'량'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전과목 노베가 "나는 과목별 하루 1시간씩 공부할거야. 그 대신 공부 효율을 진짜 높여야지." 라고 생각하는 게 의미가 없듯이 말입니다.
아무리 공부를 효율적으로 잘 한다 해도 기왕이면 1시간보다 2시간, 2시간보다 4시간 공부하는 게 더 좋죠.
그런데, 일정 수준 이상(대개 2등급 이상)쯤 되면, 그때부터는 공부의 양보다도 공부의 퀄리티가 더 중요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얼마나 공부하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의미에요.
이게 아까 말한 '기본기와 디테일'과 연결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수업때 학생들에게 자주 해주는 조언이 있어 여기서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읽어 보시고 한번쯤은 그간 공부를 어떻게 해왔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가 수박을 먹고 싶어. 그래서 수박 겉을 엄청 열심히 핥아. 그런데 그러면 너가 수박 속을 먹을 수가 있겠니?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이런 식으로 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오랜 시간 수박 겉을 핥아. 하지만 이게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냐는 거지. 열심히는 하지만 방향이 잘못됐잖아.
강사가 인강을 통해서, 또는 책을 통해서 '이렇게 칼을 써서 수박을 잘라서 먹으세요' 라고 알려줘도, 정작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자신이 편한 방법, 여지껏 해오던 방법인 수박 핥기를 하고 있으니까. 그러니 수박이 잘릴 턱이 있나?
그리고 이렇게 수박이 겉을 핥고 있느냐 수박을 깨서 내용물을 먹느냐에 대한 이지선다가 있듯이 공부도 마찬가지야. 공부도 모 아니면 도거든.
완벽하게 공부해서 끝내거나, 완벽히 끝내지 못해서 계속 어딘가 어설프게, 어정쩡하게 1-2등급 진동하다 운좋으면 성불/운나쁘면 N수, 아니면 2-3등급대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그리고 이게 상위권 N수생의 전형적인 패턴이지.
그러니 공부 시간은 중요하지만, 일정 시간이 충족되고 나면 결국 그때부터는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중요한 거야."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디테일을 채우는 게 바로 앞서 말씀드린 '강사처럼 공부해 보라'라는 조언이 되겠네요.
이 말은 과언이 아닌 게, 모든 강사님들은 자기가 아는 모든 것들을 최대한 그대로 알려주고, 이식해주려 노력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처럼 사고하고 문제를 풀 수 있게 가르친다는 겁니다.
애초에 자신의 이해와 사고방식을(=자신이 닦아온 길) 그대로 전달해주는 게 사교육이니까요.
그러니 그 수업이 가장 이상적으로 끝난 형태는 '(적어도 배운 범위 내에서) 강사님과 똑같이 생각하고 풀 수 있는 상태'겠지요.
여기서 최상위권으로 가는 해답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7. 그밖에 드리고 싶은 기타 자잘한 조언들
- 잠 줄여가며 공부하지 마세요. 잠이 부족하면 하루 전체의 학습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집니다. 그거 1-2시간 더 일찍 일어나는 건 이득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입니다. 시간이 정 없으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시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도 시간이 부족하면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 잠 억지로 줄여봤자 공부 퀄리티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떨어집니다. 수능이 코앞이라면 또 모를까, 아직 수능까지 1년 남았는데 지금부터 잠줄이면 여름만 돼도 못버팁니다.
- 일하면서 공부하는 건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 해도 정말 어렵습니다.. 정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매일 일하는 것보다 하루이틀 몰아서 일을 하고 아예 일을 가지 않는 요일을 충분히 확보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 무모한 목표를 잡지 마세요(예: 하루 12시간씩 공부하기). 처음에는 작은 목표부터, 객관적으로 내가 이룰 수 있는 목표부터 설정하시고, 그걸 성취하세요. 그렇게 성취감도 얻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부터 얻으세요. 그리고 그 수준에 적응이 되면 조금씩 목표를 높여가시면 됩니다. 한번에 목표를 확 높게 잡아봤자 그걸 지속적으로 이룰 수 있을리도 만무하거니와, 그로 인해 결국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되는 순간부터 자괴감에 시달립니다.
- 수험생활 중 꾸준한 운동도 좋기는 한데 양날의 검입니다. 장점이라 치면, 장기적 관점에서는 오히려 체력이 많이 늘어 공부할 때 유리합니다. 단점이라 치면, 오히려 운동 초기에는 운동 때문에 체력이 더 깎여나가 공부에도 영향이 갑니다. 무산소와 유산소 둘 중 무엇을 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운동을 하려는 분들은 둘 다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하루 7일 공부하려 하지 마세요. 이미 공부가 습관이 잡혀 있고, 엄청난 목표의식으로 인해 의지가 강한 분들은 7일 공부하셔도 되지만 보통 사람들은 매일 쉬는 날도 없이 공부하면 결국 슬럼프 오고 퍼집니다. 물론 7일 공부하는 게 가장 좋겠죠. 하지만 무리하게 7일 공부하다, 얼마 안가 퍼질 바에는 차라리 주에 한번 쉬든, 2주에 한번 쉬든 그렇게 쉬는 날을 정해서 더 오래 지속가능한 공부시간을 확보하는 게 더 이득입니다. 아까 말한 대로 공부를 '헛'하지만 않으면, 정말 전과목 극노베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면, 7일 중 하루 쉰다고 수능 안 망합니다. 나머지 6일을 더 열심히 공부하세요.
- 공부 지능은 보통 국어 능력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어를 잘 못하는 분들은 꼭 국어(특히 비문학) 공부 많이 하세요.. 책, 글자 많이 읽어보세요. 국어를 못하면 영어도 1을 못받습니다.. 또 다른 과목 공부할 때도 계속 손해를 봅니다. '롤'에 비유하면, 국어를 못하는 상태에서 대입을 준비한다는 건 게임 내내 탈진 걸린 채로 라인전하고 한타하는 겁니다.
- 더 생각나면 추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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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을 글에 적다 보면 어느새 글이 너무 길어져 가독성이 아쉬워집니다.
가독성을 높이고 싶지만 제 능력이 부족하네요..
다음 글은 내일이 될지 나중이 될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또 오르비언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이번 글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짧게 제 PR 조금만 하겠습니다. 괜찮을까요?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학원이나 과외를 받아도 영어가 계속 어려운 영포자 분들,
인강을 들어도 이해가 안되거나 어려워 낙오한 영포자 분들,
혹은 수능 수준 지문/원서/토익/내신 본문&외부지문 등을 완벽하게 읽고 이해하고 싶은 분들,
그런 분들을 위한 제 커리큘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약 5년 전에는 제 커리큘럼이 미완이었기에 'EBS Grammar coach - EBS 해석공식 베이직 그래머/기출구문'으로 이어지는 커리큘럼을 짜깁기로 만들어 제공했으나 지금은 완성된 제 커리큘럼이 있습니다.
영어가 너무 어려워 고통스러운 분들은 쪽지로 문의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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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예비고3 정시파이터인데
영어가 4-5가 뜹니다
단어가 물론 제일 약한걸 알아서
많이 외우려고 하고있는데
26년도 되면 강사 커리를 따라갈 생각이여서요
션티랑 이영수쌤 중에 고민하고 있는데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기대하시던 답은 아니겠지만 OT를 직접 들어 보시고 판단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션 선생님이나 이영수 선생님이나 밥 드시고 하루 종일 수업 연구만 하시는 분들입니다.
누구의 커리큘럼이 더 좋냐보다는
누구의 커리큘럼이 본인에게 더 적합하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선생님 덕분에 올해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에 제 커리를 타고 있다고 쪽지보내신 그 분이군요. 도움이 됐다니 참 다행입니다. 영어는 수능뿐 아니라 그밖에도 쓸 곳이 참 많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해가시길 바랍니다.
좋은글 많이쓰시는듯
감사합니다. 노베+N수 학생들을 많이 가르치다 보니 수능때문에 괴로워하는 학생들을 많이 봐서요. 다들 얼른 만족할 만한 목표 이루고 입시판 탈출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도착했어 피카츄!
태초마을이야!!!
태초마을로 가면 안 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네요.
올해 수능 영어 난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용
수험생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약간 어려운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6모보다는 훨씬 쉽고 눈에 띠는 킬러도 없습니다. 빈칸은 평이하거나 약간 쉬운 편이고, 살짝 어려운 문제가 있긴 했지만 6모라는 폭탄급 변수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평이~약간 쉬움에 가까운 기조가 유지됐다고 보입니다.
다만 저는 타 강사님들에 비해 영어 인풋을 많이 강조하는 강사인지라,
다른 강사님들께서는 저보다 조금 더 어려웠다고 평하실 수는 있는 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의 의견으로 생각해 주세요. :)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어렵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만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수능 이후에도 국영수 중 영어가 가장 대학에서 쓰임이 많은 만큼 학생들이 앞으로 영어의 비중을 높이길 바라는 마음 때문)
쉽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어렵지는 않게 내겠다는 절평 기조가 유지된 것 같습니다.
문항별 코멘트는 제가 적어두었던 것을 가져와 갈음합니다.
일단 21은 의미추론 치고 쉽고 23번도 적당히 평이하여 어려운 부분이 없습니다.
24번은 약간 어렵다 볼 수는 있어도 2점 수준이고
29번은 말할 것도 없이 쉬웠지요. 어법 공부했으면 무조건 맞히라고 주는 문제였습니다.
30번은 3점 문제 수준 난도를 보이긴 했지만 이정도면 3점 문제 중에서는 약간 쉬운 편입니다.
31번은 좀 어려웠습니다. 빈칸추론에서는 선지의 길이가 짧을수록 함축성이 강하고, 보통 함축성이 강할수록 난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한 경향성이 그대로 적용된 문제라 2점으로 보기엔 어려운 수준이었지 않나 싶네요. 31번은 지문에서 빈칸에 들어갈 근거를 깔끔하게 캐치하지 않으면 선지 고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겁니다.
아마 빈칸 유형에서는 31번 오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32번도 좀 어려웠습니다. 31번보다는 지문 속에서 빈칸 근거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선지도 명확해서 답 고르는 건 31번보다 편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단어 수준이나 지문에 사용된 문법 수준이 31번보다 높아서 시간 내에 지문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기에 체감 난도가 어렵게 느껴졌을 거에요. 단순히 말해 피지컬이 좋은 사람이면 31번보다 32번이 더 쉬웠을 것이고, 피지컬이 부족한 사람이면 32번도 31번만큼 어렵거나 32번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습니다.
33번도 3점 치고는 쉬운 편이라 생각합니다.
34번은 그냥 적당히 평이하게 나왔네요. 어려운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답없이 어려운 수준은 아니고, 적당합니다. 사람에 따라 32번보다 더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36번은 그냥 (상위권 기준) 맞히라고 준 문제 같고요.
37번은 엄청 어려운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어렵습니다. B→C연결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A의 위치를 어디로 배치해야 할지 학생들이 많이 혼란스러워했을 겁니다. 아마 이 문제가 수능에서 가장 오답률이 높거나, 그런 문제들 중 하나일 거예요.
38번은 단어 수준이 높아 쉽다 말할 수는 없어도 단절이 눈에 띠게 드러나 어렵지도 않았고, 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시험 후반부라 다들 시간 압박을 받아서 체감 난도가 더 높았을지도 모르겠네요.
39번은 쉽지는 않았지만 기존 강사님들의 문장 삽입 스킬들로도 충분히 대처 가능하게 나왔기에 적당히 어려운 수준인 것 같고요.
정공법이 지름길이다
저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는 정공법이야말로 역설적으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강사입니다.
다만 학습지능이 높거나 하는 등의 경우 정공법보다 더 빠른 길을 택하고, 또 그럼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기출의 논리를 직접 써보면서 분석하고 구문암기하는 것 외에도 문법적인 지식을 달달 암기하는 거도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거죠? 단순 29번 문제를 맞히기 위한 거 뿐 아니라 고정1로 가려면?
그리고 한가지 질문하나 더 하고 싶은데 이번 고2 10월 영어랑 이번 수능영어랑 뭐가 더 어려우셨나요??
많은 분들이 문법과 구문의 정의, 그리고 이 둘의 상관관계를 잘 모르다 보니 문법과 구문이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십니다.
세상 모든 언어는 저마다의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야 후대에 계승될 수 있겠지요.
문법은 언어의 규칙입니다.
그리고 구문은 언어의 구조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합니다.
예를 들어 'Running is good for your health.'라는 문장의 '구문(=구조)'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5형식 이론에 입각하여 이 문장의 구문을 설명하면) Running이 주어, is가 서술어, good이 보어, for your health는 부사구인 2형식 문장에 해당합니다.
이게 이 문장의 구문입니다.
하지만, 그 '구문(=구조)'을 샅샅이 분해해 보면 그 조각 하나하나가 문법이 된다는 겁니다.
위 문장에서 Running은 동명사의 개념이고, is는 be동사, good은 (성상)형용사, for your health는 부사적 용법으로 사용된 전치사구라는 겁니다.
문법 개념이 하나하나 모여 의미를 띠게 되면 그게 곧 구문(구조)가 되고
구문을 하나하나 분해해 보면 결국 문법개념들의 조각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겁니다.
즉 문법이 뭉치면 구문이고 구문이 흩어지면 문법입니다.
따라서 문법과 구문은 한 몸처럼 이어진 개념입니다.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구문독해의 디테일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은 크게 티가 나지 않을지 몰라도 결국 수능 30번대 지문에서 등장하는 길고 난해한 문장들을 읽으려면 문법개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문법개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높고 & 구문독해를 많이 연습한 사람만이 그런 문장들도 정확히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립니다.
Q. 기출의 논리를 직접 써보면서 분석하고 구문암기하는 것 외에도 문법적인 지식을 달달 암기하는 거도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거죠?
A. 본질은 영어라는 언어를 정확히 읽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문법도, 구문독해도 결국 도구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2층으로 올라가고 싶은데 밧줄을 타서 올라가든 사다리를 타서 올라가든 계단을 타서 올라가든, 공중부양으로 올라가든, 어떻게 올라가든 중요할까요? 아무튼 2층으로만 올라가면 되겠지요. 마찬가지입니다. 문법을 하든 구문독해를 하든 감독해로 읽든 아무튼 영어로 적힌 글을 정확히 읽고 이해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된 겁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공중부양을 할 수 있을 리도 없고, 밧줄은 힘이 부족하여 타지 못할 것이고, 사다리는 위험하거나 겁이 나서 타려 하지 않겠지요. 절대다수는 '계단'이라는 편리한 구조물을 사용할 겁니다. 그리고 영어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영어를 해도 해도 계속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편리하고 안전하게 높은 실력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문법(+구문독해)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문법적인 지식을 달달 외우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문법개념만 외우면 해석이 느는 게 아닙니다. 문법개념을 외우고 구문에 적용하는 연습(=이게 문법기반 구문독해)을 많이 해보면서 실력이 느는 거죠.
Q. 단순 29번 문제를 맞히기 위한 거 뿐 아니라 고정1로 가려면?
그렇습니다. 제가 가장 답답한 부분이 이겁니다. 문법은 어법문제 맞히려고 공부하는 게 아닙니다. 전반적인 영어 해석실력, 다시 말해 피지컬을 높이려고 공부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법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고요. 하지만 절평영어다 보니 학생들의 공부 투자가 적고, 그러다 보니 시중 인강이나 교재의 볼륨도 학생들의 니드에 맞게 줄어들어 문법을 많이 축소한 채로 구문독해를 일단 배운 후 어법문제를 위한 문법을 따로 배우게 된 겁니다.
Q. 그리고 한가지 질문하나 더 하고 싶은데 이번 고2 10월 영어랑 이번 수능영어랑 뭐가 더 어려우셨나요??
A. 고2 모고를 확인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수능이 훨씬 어렵지 않을까요? 고1->고2모고 난도 뛰는 것보다 고2->고3모고 난도 뛰는 게 훨씬 큽니다. 상식적으로 고2모고가 수능보다 어려울 리는 없겠지요.
아 네 감삼다 이번 고2 영어 1등급 비율이 2퍼라서 궁금했어요
문법적인 지식이 중요한가용
일반적으로 구문독해를 학습하는 학생들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영어를 모국어처럼 받아들이며 학습해온 분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문법과 구문독해라는 도구가 없어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겁니다.
다만 이런 케이스에서도, 습득한 영어 실력이나 독해력이 수능1을 띄우기에는 어중간하게 부족한 경우가 있고 이때 문법&구문독해로 노선을 틀어서 공부하는 사람도 왕왕 있기는 합니다.
또 아무래도 모국어처럼 받아들이게 되면 소위 한국식 영어 시험이라 불리는 내신 대비에서 약간 불리한 점은 있어서, 중/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노선을 바꿔야 할지 고민하는 학부모님들은 종종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