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참 [1020565] · MS 2020 · 쪽지

2024-12-08 16: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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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무슨 간첩? 무슨 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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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수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은 단순히 원점수 100점 받고 대학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으로 소모하기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추게 되면 한 문항을 해결하더라도 다양한 풀이를 찾아보고자 하는 것은 물론,


어느 풀이가 더 친절한지, 어느 풀이가 더 엄밀한지, 어느 풀이가 더 아름다운지 등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놀이감으로서 다루어 볼 수도 있는 것이 수능 수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 수학을 오래, 깊이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레 논리적 사고력이 향상된다고 느꼈습니다.


동시에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도 향상된다고 느꼈습니다.


수능 수학을 통해 향상한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은 성적과 다르게 소모되지 않습니다.


이후에 무슨 일을 하든, 무슨 공부를 하든, 무슨 생각을 하든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어떤 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직접 확인하고, 직접 생각해서, 직접 이야기합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대로 읊는 것은 나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지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용의 목적에서는 과하지 않는 선에서 괜찮겠지만 나의 생각 없이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기만 하는 것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는 내가 지금 확인한 정보가 사실인지, 주장인지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보다 더 많은 수의 계엄군이 더 빠르게 투입된 곳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입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보다 더 많은 수의 계엄군이 더 빠르게 투입된 곳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확인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이것은 주장입니다.




사실이 밝혀졌을 때 우리는 받아들이면 됩니다.


만약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면 사실인지 아닌지 조사하여 결론을 내면 됩니다.


주장의 경우 우리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면 됩니다.


주장은 주장일 뿐이기에, 누군가는 동의할 수도 누군가는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별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도 밝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관련 기사를 확인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속보는 웬만해선 잠을 줄여가면서도 모두 확인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위에 작성한 내용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보입니다.


주장을 사실로 착각하거나, 본인이 반대하는 주장에 누군가 찬성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온갖 비난을 쏟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후 계엄군이 투입된 곳은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입니다.


국회에 투입된 군인의 수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군인의 수가 더 많았습니다.


국회에 군입이 투입된 시각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인이 투입된 시각이 더 일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따르면 이번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 중 하나는 '반국가 세력 척결'입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그리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무슨 간첩이냐 했더니 간첩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무슨 계엄이나 했더니 계엄이 선포되었습니다.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무엇을 '확인했는지',


확인했다면 '무엇을' 확인했는지 밝혀지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이 아닌 이야기와 다양한 선전/선동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에서 진실을 지키기 위해선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신 분들, 다가오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셔야 할 텐데 여러모로 나라가 시끄러워 힘드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종일 기사만 읽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대조하여 분석하는 것이 수험생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냐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시험 공부에 매몰되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도 결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겠습니다.


적절한 균형을 통해 수능은 물론, 논리적/비판적/창의적 사고력 향상을 위해 오늘 하루도 힘 쓰시길 조심스레 권해드립니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한 대학생으로서, 그리고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한 국민으로서 일련의 사건이 무사히 마무리되고,


진실이 밝혀져 우리가 더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에서 사랑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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