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대샘] 올비에게 들려주는 문법이야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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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비야,
어떤 노래를 듣고 있니?
색색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고개를 숙이고, 고개를 흔들며, 고개를 기대며,
바닥을 토닥토닥, 눈을 지그시 감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솔직히 말해 봐, 날 기다리고 있었지?
올비야,
여긴 어디라고?
팔방원이지, 기억나니?
왜 하늘이 이리 캄캄하냐구?
어, 방금 지나간 게 우주선이라고?
맞아, 하얀 삼각모양 우주선!
세상에, R2D2와 C3PO가 눈 앞에서 아옹다옹...
올비야,
팔방원은 항상 그 모습이 변한단다.
신기하지?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이곳을 무심히 지나치지.
올비야,
어, 2관이 나타났어. 남쪽 방향이야.
자, 우린 이제 단어 나라로 들어갈 거야.
'양치 경연 이후에...'
아니고, 그건 음운 나라로 가는 주문이고,
그래 바로 그거.
올비야, 지금이야 크게 외쳐 봐.
'결혼한 형은 통화로 접촉해도 품격이 있다'
올비야,
미니아라 여기 있네. 정신이 드니?
정말 주문을 멋지게 외쳤어. 굉장해.
올비야,
단어 나라의 센터인 단어궁에 온 걸 환영해.
단어 나라는 단어왕이 다스리는 곳이지.
단어인은 우리 음운인에게 강한 경쟁심을 느껴.
왜냐구? 단어왕은 '의미의 신'을 모시거든.
아마 내가 스키마라면, 가장 먼저 단어 나라를 꿀꺽 삼키고 싶을 거야.
문법 세계 어느 왕보다 단어왕은 강한 군대를 가지고 있거든.
올비야,
음운왕이 올비에게 준 미션 기억하지?
단어왕의 이름이 새겨진 황금 열쇠를 받아야 한다는 것.
그러려면 우선 해야 할 일들이 있어.
단어왕의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할 일들...
아, 올비야,
또 내가 말 안 한 게 있네.
바로 파수꾼에 대한 얘긴데...
문법 세계엔 파수꾼이 있단다.
애초에 소리의 신과 의미의 신이 이 세상을 만들 때,
천상계에서 데려온 문법가가 있어.
문법가는 이 세계를 8등분하고 각 나라를 설계했던 인물이야.
문법가는 8문법인 중의 하나며, 유일한 천상계 출신이기도 해.
그래서 그 어떤 8왕들도 문법가가 정한 규칙을 어길 순 없어.
그 규칙이란 게 뭐냐면...
올비야.
저... 파수꾼의 질문에 답을 못하면 추방을 당한다는 거야.
그 파수꾼은 우리 문법 세계의 백성들에겐 질문을 하지 않아.
오로지,
지상계에서 온 사람에게만 묻도록 되어 있어.
문법 세계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구별해 쫓아 내는 거야. 흑흑! 무섭지!
올비야,
파수꾼은 상대의 기억을 읽어낸단다.
그래서 꼭 지나온 나라의 일들에 대해서만 물을 수 있어.
지금부터... 언제라도...
파수꾼이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야.
올빈 음운 나라를 다 보고 왔거든...
올비야,
추방당하면 일정 시간 동안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가 없어.
이게 다 문법가가 만들어 놓은 규칙이야...
올비야,
도망치지 않을 거지. 파수꾼을 꼭 물리칠 거라 약속해 줘...
* 올비는 돛대가 오르비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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