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못닮 [624186] · MS 2015 · 쪽지

2016-01-30 13: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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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100% 하면 일어날 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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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돌아가는 머리 굴려서 넘겨짚어 봅니다. 이렇게 될테니 100% 하면 안 된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그냥 이럴 것 같다는 말입니다.


전제1: 물론 수능도 요즘같이 괴랄하고 과탐 변별방식이 대학공부랑 전혀 상관없게 쓰잘데없이 변질된 거 말고, 2000년대 초중반같은 수능처럼 내야죠. ebs연계 폐지하고, 교과위주 국수영에서 범교과 언수외로 돌아가고 1컷도 낮추고 과탐 표본수준 차이에 의한 부조리도 없애고요.

전제2: 마땅한 방법은 안 떠오르나,수능으로 무조건 줄 서서 대학 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죠. 요즘은 a대학 소신지원했다가 떨어지면 바로 한급간 낮은 b대학 최상위과행이잖아요. 그런 거나 빵폭도 없이 무조건 줄 서서 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마련돼야 정말 갓-정시느님들이 원하시는 줄서서 대학가기가 이뤄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일어날 결과

1.정시 난이도 폭락: 소위 말하는 수능형 머리가 존재한다고 봅니다. 수시파이터 학생들이 수시 다 접고 수능공부했다고 가정하면 수능 잘 쳤을 거라.. 그건 아닐 거거든요. 그러니 원래 수능형 수험생 입장에서는 정시가 쉬워지죠. 이 측면에서는 정시생들에게 좋습니다.

2. 서열 고착화: 요즘은 정시 빵폭, 수시 때문에 학벌주의가 무뎌져간다던가.. 하는 주장이 있더라고요. 그러니 다 수능으로 줄 서서 가면 학벌주의가 만연해지겠죠? 1~3000등까지 a대학 가고 3001~6000등까지 b대학 갔는데 a대학에서 학점 3.0받았다고 b대학 3.8한테 취업 밀리는 것도 부조리하지 않겠습니까? 전국권들이 몰린 학교에서 학점 좀 못 받았다고 내팽겨쳐지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니까요.

3. n수낭인: 2에 의한 결과죠. 수능 함 더 쳐서 학벌 한두세 계단은 오르면 학벌주의 사회에서 인생이 바뀔텐데 할 만 하겠죠? 게다가 정시 100%니까 수능 미끄러지면 +1해야지 어쩌겠슴까.

4.변하지 않는 신분 고착화: 수시가 많든 정시가 많든 금수저가 제일 유리한 건 변하지 않는 진리. 그럼에도 굳이 4번을 넣은 이유는 인강 듣고 노오오오오려어억 하면 수능 잘 볼 수 있으니까 수능이 제일 신분상승하기 쉽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입니다. 요즘 수능에서야 통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범교과 언수외 시절(정말로 제대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수능)에는 아니었을 것 같네요. 아재들께 여쭤봐야 확실하게 알겠지만요. 언어 1컷 90대 초반 뜨던 시대가 요구했던 언어적 통찰력, 수리 1컷 80대 뜨던 시대가 요구했던 수리적 발상력(수리=>수학으로 바뀌면서 발상을 요구하는 문제가 줄었다 들었습니다), 타임어택 외국어가 요구했던 속독능력은 요즘처럼 ebs랑 기출 딸딸 파서 1년만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을 거거든요.  그러니까 언수외 수능은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그런 능력을 길러줄 수 있게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더욱' 유리하다고 봅니다. lacri님이 두세 번이나 설의 점수 받으셨고 수갤 모씨가 몇 번씩이나 메이저의대 점수 받았다고 들었는데 그게 요즘과 다르게 극상위권 고착화가 심했으니 가능했던 거 아니었을까 싶네요.

 4에 대한 딴지로 가난한 환경에서 열심히 해서 서울대 경영 간 학생도 있다더라 하는데.. 그야 개인능력에 따라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죠. 당연한 소리를 왜 합니까. 진정 노오력이 환경을 다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수저징징거릴 시간에 고시공부, 사업이라도 하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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