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접 [591036] · MS 2015 · 쪽지

2016-08-05 00: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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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편) 재수 때 원서결정 및 면접,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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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에서 이어집니다. (이 편을 읽는데 필요한 배경스토리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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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흐름대로 갔더라면

나는 연대 생화학과나 연대 시스템생물학과를 지원했었을 것이다.

(뭐 둘 다 결과적으로는 붙을 곳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나군에 연대 지원은 상수나 매한가지였다.


나는 나군을 상수에서 변수로 만들기 시작했다.

선생님과의 상담결과를 깨는 결과

부모님의 예상을 깼던 결과로 말이다.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을 때 잠수를 탈 각오를 하고서

부모님과 한바탕 말다툼을 할 각오를 하고서

나군 원서의 방향을 틀었다.


"나군은 고려대학교로 지원할 거에요. 이미 마음먹었어요. 이건 절대 설득 못 시켜요."

부모님은 놀라서 반발하기 시작하셨다.

다시 한번 원서로 풍파가 이는 순간이었다.

(이전 편에서 일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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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당시의 시각과 사건, 심정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였습니다. 그게 옳든 옳지 않든)

(그래서 어그로성 발언들도 기록되어있음)

(고증 불확실 이해 좀)

(이쯤되면 예전 동기들이 누군지 알 듯...)


"아니 고대 수시 두 번 쓰고 다 떨어졌잖아. 떨어졌던 대학을 또 쓴다는 건 첨 본다."

부모님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차피 이거는 독립변인이잖아요. 쓸 수도 있죠."

"고대는 너를 붙여준 적이 없는데, 뭐 짝사랑이라도 하냐?"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시다.

"어차피 그건 수시였잖아요. 정시는 과학적인 근거와 점수를 바탕으로 지원하는 겁니다."


"그리고 연대가 더 좋잖아. 왜 굳이 고대를 쓰려고 하는 거니?"

"고대랑 연대는 엄연하게 동급이거든요? 그리고 가군이랑 다군 때문에 피곤해 죽겠는데..."

"아니... 남들은 연대도 못 가서 안달인데..."

"어차피 동급이고 사회적 인식도 같잖아요. 어차피 최종 커트라인은 같을 텐데... 그냥 최초합으로 빨리 붙고 마음고생 안할래요."

(연대가 거진 추합으로 가는 학교임을 고려했었음)


그렇게 부모님과 계속 말 다툼을 했다.

연대를 선호하시던 부모님한테 계속 근거를 들어가며

내 선택의 정당성을 역설했고

그렇게 나군 원서는 고려대로 잠정 확정되었다.

부모님은 계속 못 마땅해 했지만 말이다.


이 때 고려대로 원서를 돌린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군이랑 다군 때문에 극도로 피곤해진 상태여서 그냥 나군 빨리 안정시키고 싶었고

동급이면서 인맥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가졌던 것

...그리고 개인적인 감정


개인적인 감정이라면 글로써 표현하기엔 복잡하다.

다만 굳이 설명하자면


재수를 하던 과정에서 고대 출신 선생님들이 상대적으로 친절하셨고

공부법 등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억

수능 후 학원 담임선생님(연대 출신)에게 약간 부정적인 감정이 생긴 상태였던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 외에 수시 논술을 두 번 보러가는 과정에서 

(연대 논술은 수능 전이라 미응시)

정이 생겼던 느낌일까나...


"어차피 난 지금 고대를 선호하니 고대 쓸거임"

그렇게 나군 원서는 고려대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원체대로라면 그 상황에서 나군 학과를 결정해야할터...


하지만 급한 불이 바로 생겼다.

고1 학교T "오늘 6시까지 서울대 마감이야... 서울대 쓸거야?"

다시 고민이 생겼다.

"사실 나도 굳이 가군 안정을 쓰고 싶지는 않아... 일단 물어보자."

바로 학원 선생님들한테 전화했다.


장OO 선생님 "지금 바뻐서... 담임 선생님한테 한 번 전화해봐"

바로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했다.

담임 선생님은 또 안 받으신다.

"아... 이 선생님 전화 또 안 받으시네..."

어쩔지를 몰라서 부모님한테 한 번 전화해봤다.

"서울대 써. 서성한은 솔직히 아니잖아 네가 생각해도..."

생각해보니 전화했던 내가 바보였다.

선행반 담임 선생님이었던 남OO 선생님이 생각났다.

바로 전화했다.


남OO 선생님 "어 무슨 일이니 OO아"

나 "선생님 지금 혹시 바쁘신가요?"

남OO 선생님 "아니 무슨 일인데?"

나 "가군 원서말인데요... 학원 선생님은 서성한을 쓰라고 하시는데... 학교 선생님은 서울대 쓰시라고... 서울대 사범대 생물교육과나 화학교육과 이런 데는 지금 경쟁률 낮으니 한번 써보라고... 블라블라"

남OO 선생님 "음... 선생님이 생각하기엔 말인데... 지금 다들 눈치작전 중이잖아...  지금 경쟁률이 낮다고 해도 막판에 확 몰릴 수도 있어요..."

나 "아... 그렇구나..."

남OO 선생님 "학교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하... 학교들도 참..."


대충 전화를 끝내고나니 5시 30분쯤이었다.

학교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다.

"이제 30분밖에 안 남았어... 서울대 쓰려면 지금 써야할 것 같은데..."

"그냥 서울대는...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게 막판에 확 몰릴 수도 있고..."

"그래도 쓰는 게 좋을텐데... 그래... 선택이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지..."


부모님한테 전화가 왔다.

"어떻게 할거야? 이대로 안 쓸거야?"

또 고민이 되었다.

결제만 안하면 원서 접수가 안 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바로 원서 작성 페이지로 들어가서 원서를 작성했다.

금새 작성이 되었다.

"이걸 결제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가군의 운명이..."


시간은 5시 50분...

"...굳이 위험 부담하면서까지 이럴 필요가 있을까?"

부모님한테 전화했다.

"그냥... 서울대는 안 쓸래요..."

부모님은 눈치보여서 안 쓰는 거냐며 물었다.

그냥 시간도 별로 안 남았고 굳이 위험부담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6시는 넘었고 서울대 원서는 마감되었다.


6시 30분쯤

학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미 지났는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로 전화했냐고 물으셨다.

그냥 지금은 해결된 일이라고 말했다.

어떤 일이냐고 재차 물으셨다.

그냥 에둘러서 말했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영 뾰루퉁한 눈치였다.


7시가 넘었다.

서울대 지원률이 나왔다.

"7:1... 학원 선생님 말이 맞았구나..."

가군 원서를 날리지 않음(?)에 대해 

혼자서 자축을 했다.


가군 원서에서 남은 건 이제 지방의대 또는 성대 자연과학계열이었다.

나군과 다군을 이미 돌린 상황에서

가군까지 돌려 전투할(?) 힘은 없었다.

"에휴... 뭐 서울대도 학원 선생님 말이 맞았으니... 나머지도 맞겠지"


그냥 바로 성대 원서작성 페이지로 갔다.

작성했다. 그리고 결제했다.

"아 피곤하다... 가군은 이렇게 완료"


다음날

이제 나군에서 학과를 결정할 차례였다.

OO사에 접속해서 고려대 학과들을 검색해보았다.

"난 공대는 싫어~ 물리도 싫어~ 생물쪽이 좋아~"

바로 선택지들이 확 좁혀졌다.


"생명과학과... 여기는... 나를 수시에서 떨어트린 곳이지? 기분 안좋아... 안 써!"

생명과학과를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생명공학과... 음... 경쟁률을 볼까... 높네? 그냥 피하자"

생명공학과 또한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학과 예상 목록들을 쭈욱 뽑아봤다.

"환경생태공학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커트라인들은 ±0.5점 내외였다.


"이정도 오차면... OO사는 작년에 염전으로 난리났었지? 내가 염전 말을 믿나..."

14입시에서 OO사에서 삽질한 것을 고려하여 커트라인은 무시했다.


OO사에서 제공하던 무료지원(20개) 중 3개를 그 것으로 채웠다.

합격예측 리포트를 열어봐서 차례로 인쇄했다.

인쇄된 자료들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이 정도로는 답이 안나오는데... 이럴 때 적성을 찾아야지. 학과 홈페이지들을 뒤져보자."

가장 땡기는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학과 홈페이지를 열어봤다.

학과 소개랑 커리큘럼들을 차근차근 읽어봤다.

"병리학... 세포생물학... 기초의학... 좋은데?"

의대를 목표로 했던 나에게 그렇게 좋은 일반과는 없었다.

그래서 바로 선택했다.


그렇게 나군 원서를 결정하고 보니

고려대 원서마감 시간이 얼마 안남았던 기억이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어서 원서를 쓰자."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원서를 작성하고 결제를 했다.

결제 문자가 왔다.


"나군 원서는 이렇게 결정완료... 이제 다군 결제나 마저 하자."

서남대 의대 원서작성 페이지로 들어갔다.

"여기는 면접이 있네... 1차 합격 이후 면접이라..."


조십스럽게 의예과를 선택하고

작성을 완료했다. 간단했다.


그렇게 다군 원서도 결제를 하면서

가나다군 원서들은 최종 결정되었다.

가군 성대 자연과학계열
나군 고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다군 서남대 의예과


이후 한동안은 펑펑 놀면서

가끔 오르비에 들어가서 눈팅이나 하고 그랬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월 초순이었던 것 같다.


자다가 일어나보니

성대 입학처에서 합격자 발표 확인하라는 문자가 왔다.

바로 입학처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합격 조회를 해보았다.


합격이었다.


"음 어차피 합격인 건 예상했으니..."

그래도 성대 합격자 발표 사이트에서

합격했을시 나오는 노래는 들으면서 기분이 좋았다.


"아 내가 합격이긴 하구나."

노래를 들으니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한 1~2일 정도 지났을 때인가

점심에 한창 오르비를 눈팅하던 중이었다.


"고려대 합격발표 났어요! 다들 가서 확인해보세요."


"얘네들은 일정보다 일찍 합격 발표하네..." 라고 생각하면서

입학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합격자 발표 사이트로 갔다.



"친숙하다. 내가 수시를 두 번 보고 이 페이지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았지."

"만약 내가 합격이라면... 노래는 틀어주나?"

이렇게 딴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수험번호와 이름을

입력했다.



순간 두근두근거렸다.

"과연... 합격일까... 불합격이여도 예비번호는 주겠지?"

"예비번호를 준다면... 2월 떄까지 이 고생을 한다는 건데? 그건 싫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합격자 확인 버튼을

클릭했다.



합격이었다. 최초합격.



순간 신남과 다행의 감정이 교차했던 기억이다.

"휴... 최초합이다... 2월 때까지 마음 고생은 그래도 덜 하겠구나."

아쉽게도 노래는 안 틀어줬던 기분이다.

"예전에는 합격하면 총장이랑 OO가 나오는 동영상도 틀어줬었다는데... 쓰읍 노래 정도는 틀어주지"


그리고 1월 중순

서남대 의예과 합격발표가 나왔다.

"1차는 합격이군... 그럼 이제 면접보러 가면 되는건가."


면접 장소는 전남 남원이었다.

면접 날짜에 맞춰 KTX를 예매했다.


그리고 면접 당일날

피곤한 눈을 비비고 KTX를 타러 용산역에 도착했다.

"아침 안 먹었으니 간단하게나..."

롯데리아(...)에서 버거세트를 주문해

의자에서 먹으면서 역사에 있는 TV나 보았다.


KTX를 탈 차례가 되었다.

KTX를 탔다.

열차 안에 들어가보니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많았다.

"쟤네들도 다 면접보러 가는 애들인가..."


그렇게 긴 시간동안 지루하게 KTX를 타면서

휴대폰이나 끼적거리다가 

오송분기를 거쳐... 전남 남원에 도착했다.


"남원... 한옥마을이 근처에 있으려나?"

남원 역사 밖으로 나왔다.

보이는 건 도로와 산, 논밭

"공기 좋네..."


앞에 있는 택시 정류장으로 가서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던 중 갑자기 택시가 덜컹거리기 시작한다.

택시기사 아저씨 "아 여기가 비포장 도로라서요. 진흙탕이라 그런지 차가 덜커덩거리네요."

지역균형개발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하면서

서남대 후문에 도착했다.


"점심이나 먹을까..."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상가가 텅텅 비었다.

"뭐지... 대학가 아닌가?"

겨우 주변에 중국집 하나를 찾았다.


"후... 여기서 밥은 어떻게 먹는다지"

짜장면을 간단하게 먹고 나오는데

비가 갑자기 오기 시작한다.

"우산을 사야겠는데..."


겨우 슈퍼마켓 하나를 찾았다.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가게 주인은 어디 간거지..."

잠시 후 가게 주인이 왔다.


"여기 주변에 식당이 잘 없나봐요?"

"아 네 여기 가게가 잘 없어서요."


우산을 쓰고 들어가던 중

옆에 닭장을 보았다.

"대학에서 닭도 키우네... 친환경이다"


닭들이 참 그렇게 울던데

닭 울음소리가 그렇게 인상깊었던 것은

그 때가 유일했다.


"여기 후문은 왜이리 한산하나..." 하면서

서남대 교정에 들어갔는데...


"......."


보이는 것은

학교 운동장


짓다가 만

흉물스럽게 홀로 서있던

빈약한 철골 구조물


그리고 허름해보이는 몇몇 건물들


"어... 음... 그럴 수도 있지..."


정문 쪽을 바라봤다.

한산했다.

"경치 좋네 허허..."


면접 장소인 의과대학 건물로 향했다.

건물 앞에 도착해보니

문 앞에 붙어있는 종이 몇몇과

팻말만이 의과대학 건물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우리 고등학교도 이것보단 시설 좋겠다..." 하면서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를 바라보니 

횡한 복도와 횡한 계단 뿐

"이 계단을 매번 올라야 한다는 거지?"

하면서 4층으로 올라갔다.


면접 대기실로 갔다.

맨 앞에는 화이트보드에 의대 시험날짜가 적혀있었고

쭈욱 독서실형 책상과 의자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책상들에는 학생들이 어느 정도 앉아있었다.


"그래도 여기가 의과대학이구나..."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서 오르비에 '면접'을 검색해서

시간이나 때우던 중

대기용 의자로 갈 차례가 되었다.


그 날은 추운 겨울날이었다.

따뜻한 난로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서남대 14학번 분들이 면접 차례에 따라

학생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앞에 대기용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들 지루했던지 서남대 의대 생활과 관련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14학번1 "다들 자취하실거죠"

학생1 "네. 자취방같은 건 언제 알아보나요?"

14학번1 "합격자 발표 나고서 그때 알아보셔도 괜찮아요."

학생2 "요 주변에 식당이나 놀 곳이 잘 없던데... 보통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14학번1 "음... 배달을 시키거나... 아니면 주로 시내로 나가요. 택시로 한... 6000원쯤?"

14학번2 "근데 보통은 밖에 나가서 사먹기 보다는 학생 식당에서 밥을 해결해요. 식권이 한 3000원쯤인가..."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던 중 

내 차례가 되었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면접장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면접장에는 교수님 세 분이 계셨다.

교수님 "이 면접이 점수에 들어가는 건 아니고 그냥 불합격 정도만 가려내는 거니 편하게 하셔도 되요"


먼저 옆에 있던 학생부터 질문이 들어갔다.


"수능 나보다 잘 봤네..."

"서울대 연대... 그렇게 썼구나..."

"의대에 뜻이 있어서 늦게 시작하셨구나..." 등

질문은 귀로 흘리고 답변만 멍 음미하던 중

나에게 질문이 왔다.


"이번에 수능 어떻게 보셨나요?"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봤습니다."

"그렇군요... 이번 정시에 어디 어디 지원하셨죠?"

"네 가군은 성대 자연과학계열, 나군은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지원했습니다."

"그렇군요... 그 학교들을 붙더라도 등록포기 안 하고... 이 학교에 꼭 올거죠?"

(속마음) '엥... 그래 이 질문은 할 만하지.'

"네"


그리고 전체질문 시간이었다.

교수 "혹시... 부모님 직업이 무엇이신가요?"

대답하면서 순간 의아해했다.

'면접에서 부모님 직업도 물어보나...'


교수 "그렇다면 돈은 얼마나 버시나요?"

역시 대답하면서 정말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돈은 얼마나 버는지 왜 물어보나...'

(참고로 이런 류의 질문에서 대답은 무조건 "네"입니다.)


교수 "부모님 직업이 학비를 감당할 정도는 되시죠?"

대답하면서 참 의아한 질문들이 계속된다고 생각했다.

'아니 왜...'


교수 "이번에 우리 대학이 정부 지원사업에서 제외되면서... 학자금대출이랑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는데... 그거는 다들 아시지요?"

교수 "그런 사정을 감안하고서 자비로 다닐 수 있나요?"

대답하면서 뭔가 알 수 없는 회의감이 들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거는... 도대체... 뭐지?'


그렇게 의아한 질문들이 끝나고...

그나마 괜찮은 질문이 나왔다.


교수 "왜 의예과를 지망하시게 되었는지... 동기나 계기같은 게 있으시나요?"

나 "네 의예과를 지망하게 된 계기라면 제가 4살 때 폐렴을 앓아서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했었고... 그 이후로도 몸이 안 좋아서 병원을 찾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사선생님들의 헌신에 감동받고서... 나중에 저처럼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생각해서 그 때부터 의사를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드럽게 지루하고 전형적인 답변이었는데, 진짜 사실인걸 어쩌잔 거임... 다 팩트)

교수 "음... 그렇다면 나중에 의사가 되면 어떤 분야를 지망하고 싶으신가요?"

나 "네. 암연구 쪽으로 가서 의학연구에 매진하여... 인류의 의료복지 증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잘 기억이 안 남)

교수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면접은 끝나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중 갑자기 전화가 옴

고1떄 같은 반이었던 친구였음

(지금은 서울대 야구부)


"이번에 성대 합격했다면서?"

"성대말고도 고대도 합격했어"

"지금 뭐해?"

"지금 다군 의대 면접 중"

"그래? 면접 화이팅해서 성공하길 바란다!"


화장실에서 나와서 엄마랑 같이 다시 집에 가려 하는데

나 "와 이거 생각보다 진짜 아닌데요..."

엄마 "차라리 고려대가 더 낫지?"

나 "진짜..."


그러던 중 며칠 전에 엄마 몰래 접수했었던

강대 무시험 합격 문자가 옴

나 "요런 데를 다니느니 차라리 강대를 가서 한 번 더 해야... 엄마 이거 모레..."

엄마 "허튼 소리 집어치우고 뭔 강대야... 마음에 안 들면 그냥 고려대가"


당연히 쿠사리 실컷 먹고

헛짓거리 그만둠


엄마 "그러고보니 학부모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거기 학생들이 그렇게 그 소리들을 하더라."

나 "뭔데요?"

엄마 "글쎄 '의사고시는 볼 수 있고 설령 최악의 경우에도 의사면허 박탈은 안되니 안심하세요' 라고 엄청 강조하더라... "

나 "..."

엄마 "그래도 열심히 하면 충분히 큰 병원에 갈 수 있다더라. 선배 한 명도 열심히 해서 세브란스 병원으로 갔다고."

나 "그게 말이 쉽죠..."


그렇게 택시를 타고 나오면서

"정문 앞에 논밭이랑 도로만... 참 훤하다..."

하면서 KTX를 타러 남원으로 감


열차 기다리는 동안 역사에서 우동 좀 먹고

시 전시회 붙어있는 거 감상하고

실컷 사진찍다가 

열차에 탐


그 날 KTX를 타고 서울로 가면서

엄마 "근데 거기 서남대 군기가 빡세다던데... 선배들한테 잘 해야 할텐데..."

나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의대라고 해서 꼭 거기를 가야 할지...

너무 학과에만 매몰된 게 아닌지...

여러가지 고민을 하면서 갔음


"그거 등록금 납부기간이 내일까지니 학자금대출 신청 빨리 해라"

시간은 흘러서 등록금 납부기한 전날


나는 한국장학재단 동영상을 듣고 있었다.

"아... 진짜 대출 하나 하는데도 동영상 드럽게 기네."

"그래도 사회 나가보면 그렇게 조건 좋은 대출이 없더라. 시간 오래 걸리지... 조건 복잡하지... 이자 많지..."


그리고 다음 날

"휴.. 학자금대출 완료..."

나는 고려대학교에 등록금을 납부했다.


"서남대 예비가 80대였지... 뭐 언젠간 오겄지"


갑자기 성대 입학처에서 전화가 왔다.

성대 입학처 "예 OOO 학생 맞으시죠."

나 "네"

입학처 "다름이 아니라 오늘까지 등록금 납부기한인데요 혹시 등록 안하실건가요?"

나 "아 네..."

입학처 "그렇다면.. 혹시 어디 최종등록하실 예정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나 "아 네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요..."

입학처 " 아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대 너란 녀석... 친절한 것...'

솔직히 그 순간 만큼은 혼자서 감동먹었다.


그리고 며칠 후...

한창 컴퓨터를 하던 중이었다.

"후 잉여한 나날을 보내니 참 좋다."


그러던 중 갑자기

휴대폰에서 "카톡! 카톡!"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어? 나 카톡 안하는데... 누구지?"

(이 때까지는 카톡을 안하고 있었다. 정확히 휴대폰을 거의 전화+인터넷 용으로...)

나는 조심스럽게 카톡을 열어보았다.


-다음 편에 계속...- 

(분량조절 실패로 이번 판에서 못 끝내고... 다음 판에서 재수 편 끝냅니다.)



p.s

혹시 내가 누군지 안다면... 지금도 변함없는 사랑이라는 것만 알아주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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