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더 시험을 준비할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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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더 시험을 준비할 생각인가?
그렇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부끄럽게도 나는 수능을 4번이나 쳤다.
그런데 그때는 잘 몰랐다.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내가 볼 수 있는 하늘은 대학이 전부였고
그곳에 다가가고자 1년을 쓰는 것은
가장 멋진 투자였다.
100세까지 산다는데 1년쯤이야.
첫 수능을 친 이후 10년이 더 지났다.
내 생각이 틀렸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대학입학 전까지 노력한 것만으로
만들 수 있는 차이는 아주 작다.
대학입학 이후가 정말로 중요하다.
철이 든 이후의 1년은
한 가지에 집중만 한다면
굉장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10년이 지나고 나니
그동안 무섭게 성장한 또래들이 보인다.
흐르는 시간을 직조(織造)하여
벌써 자기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친구도 있다.
뜻을 우뚝 세우고 자신을 갈고 닦는 친구도 있다.
모두들 대학간판과 관계없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그렇다. 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나 크다.
특히 20대의 1년은 소중하다.
20대의 1년이 3, 40대의 1년과
같을 거라 착각하면 안 된다.
20대에 무엇을 하느냐가
삶에 오래도록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의
범위와 기반이 결정된다.
게다가 수험생활 1년이면
정신은 메마른 사막이 된다.
좋은 결과를 받게 되더라도
그 시간은 상처로 남는다.
재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고민하라는 것이다.
너무 쉽게 재수를 결정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나는 당시 너무 몰랐고, 철이 없었다.
그래서 어려운 결정을 아주 쉽게 했었다.
--
2013년에 썼던 글입니다. 불수능으로 인해 재수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아 보여 새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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