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날개 [331091] · MS 2010 · 쪽지

2012-07-17 16:58:06
조회수 16,967

의대생과 법대생과 경영대생이 나이트에 갔다.txt

게시글 주소: https://old.orbi.kr/0002962202

의대생과 법대생과 경영대생이 나이트에 갔다.txt

 


 


 


의대05: 과 다 달라요. 저는 의대고 저 쪽은 법대랑 경영이요.
여자1 : 의대요? 와...진짜 공부 잘하셨나보네요.. 우리 외사촌 오빠의 숙모 딸도 연대 의댄데..
여자2 : 저희 아버지 친구분도 지금 청담동에서 피부과 개업하셨는데 한 달에 5천만원 이상
번다던데요.. 겨울방학 때는 한 달에 8천만원 가까이.. 케이블 티비에도 가끔 나오고...
XX대학병원 외래교수 겸임하기도 하는데 환자가 2달까지 예약이 밀려있대요.
그래도 동료 의사 친구들에 비해서는 극빈층에 가깝다던데.
여자3 : 근데 진짜 의대생 맞아요? 이런 데서는 구라치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의대05 : 구라 아니예요^^ 진짜 의대생이예요. 의대가 뭐 귀족의 혈통도 아니고
뭐하러 거짓말 하겠어요.
의사라면 신격화하는 여자분들도 있는데 저희가 하나님이나 예수님도 아니고 의대생이라고
해도 일반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다 같은 사람입니다.
단지 신앙이 깊은 의대생들이 좀 많을 뿐이죠. 너무 의대생을 높이 평가하면 저희도 엄숙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자리는 그런 자리가 아닌데...
여자1 : 그럼 몇 가지 확인 질문해봐야지..ㅋㅋ 카데바가 뭐예요?
의대05 : 그런 기본적인 것에도 대답을 해야하나요^^
여자1 : Occipital bone과 palatine bone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juglar foramen과 foramen
magnum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짚어봐요.
cervical vertebrae는 척추 위에서 몇 번째 뼈이고 nasal fracture일 때의 응급조치는?
의대05 : osteology를 어떻게 다 아세요?
여자1 : 예전 남친이 서울의대생이었는데 남친 자취방에서 심심해서 남친 책 같이 봤어요.
그때 본1이라서
CIBA COLLECTION ATLAS 볼 때라 저도 옆에서 같이 봤죠. 그리고 저희도 뼈에 관련된
것은 알아두면 좋아서요.
의대05 : 전공이 뭔데요? 근육과 혈관도 다 알아요?
여자2 : 저희...말하기 좀 그런데...
법대05 : 가르쳐주세요.
여자3 : 무용 전공..

법대05 : 난 법댄데, 진짜 법대인지 확인 안해도 돼?
여자 2 : 법대는, 동남보건전문대나 명지전문대, 방통대 같은데도 널린게 법댄데 그런 걸
누가 구라쳐? 게다가 법대는 대체로 다 고시생으로 허우적대다가 인생 폐인 막장 되잖아 거의.
전국에 25개 대학에만 설치되어있고 정원도 2천명이내로 통제하는 로스쿨도 아니고..
법대 05 : 다 그런건 아니지. 서울법대 같은데는 그나마 합격률 높잖아.
여자 3 : 서울법대도 거의 절반도 잘 못 붙고 붙은 사람들도 고학번 삽십대 중후반 넘어서
붙는 사람 다 쳐서 그 정도라던데. 이번에 최고령도 50댄데 서울법대잖아.
여자 2 : (여자1에게 작은 소리로) 근데 전에 우리 소개팅해서 자하연에서 밥먹던
301동 걔네들보다는 이 오빠들이 루저들이고 별로지 않아?
전반적으로 울학교는 크레이직 공업수학 옆에 낀 301동애들이 훈남이라 좋아.
여자 2 : 우리 사실 서울대 사범대 체교과 무용전공이야. 법대면 고시생?
법대05 : 맞아..
여자2 : 그런데 고시 공부 안하고 이런데나 다녀? 공부 다 했어?
법대05 : 하고 있지. 잠시 쉬는 거지.
여자2 : 계속 해야지. 이런 데 올 시간이 어딨어.
법대05 : 그냥 머리 좀 식힐겸.... 근데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
여자2 : 연락처 주면?
법대05 : 언제 밥이나 같이 한 번 먹자.
여자2 : 밥 먹으면 뭐가 달라져? 제대로 연애도 못하잖아.
그나저나 오빤 나중에 뭐가 되고 싶은데?
법대05 : 판검사나 해야지...
여자2 : 오빠 혹시 사시 상위권 성적으로 붙어서 경판되면 법원행정처에서 좀 일하다가
사법연수원 교수도 하다가 고법부장하고 지방법원장하다가 헌법재판관 가거나, 고등법원장
마치고 대법관도 기회 되면 하고 싶지?
만약 검사로 가게 되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나 대검 중수부장 , 법무부 검찰1과, 2과,
3과 과장 역임하고, 대검차장할 때 재벌회장 소환하고 국회의원들도 오라가라 하고 싶은거지?
법검 대신 로펌 가게 되면 김광태세율화바지 가서 기업법무나 국제거래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하고 회사에서 보내주는 LLM 코스로 하버드 예일 NYU 컬럼비아 정도 갔다 올거지?
법대05 : 어떻게 알았어?
여자2 : 내 전남친이 서울법대생이었어. 99학번. 그 오빠가 맨날 노래 부르던 자신의
인생계획이야.
법대05 : 아..선배구나.. 그 분은 지금 어디 계시니?
여자2 : 군대가서 지금쯤 상병 말호봉 됐을거야. 고시하다 끌려갔어. 1차는 재학중에
빨리 붙었는데 2차 6시까지 치르더니 그 다음해 1차 떨어지고 해걸이 하더니
306보충대로 끌려갔어. 그래서 헤어졌어. 군대에서 콜렉트콜로 전화 와서
자다가 실수로 모르고 받았는데, 자기 제대하면 로스쿨 아무데나 갈거래.
나이도 많고 학점이 나빠서 SKY로스쿨은 못 갈 것 같대.
고시하느라 진작 학점 관리하고 영어공부 해두지 않은 걸 후회하던데.
로스쿨 가면 졸업 후 바로 검사 될 수 있고 로펌도 갈 수 있고 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가서
판사도 될 수 있다고. 그리고 아마 SKY로스쿨 위주로 카르텔이 형성될 것 같대.
어차피 형성될 SKY로스쿨 위주의 학벌 카르텔이라면 한 해라도 합격률 높을 때 가고,
한 기수라도 선배일 때 가는게 좋다고 군대에서 LEET와 TEPS 준비할거래.
근데 경영학과 오빠는 CPA해?
경영05 : 아니..나도 사시.
여자2 : 그 놈의 사시.. 지겨워.. 그 좋은 서울대 경영대 나와서 왜 서울대 경영대의 이점을
최대치로 활용할 수 있는 라인 탈 수 있는 CPA 안하고 사시를 해. 어린놈이 꿈만 크구나.
어차피 경영학과에서 CPA따서 5대 회계법인 가서 수습 마치고 회계법인 파트너 할 때까지
있거나 대기업 쪽으로 스카웃돼서 옮기거나 증권사, 투신운용, 공기업 쪽으로 옮기면 완전
성골라인인데, 운 좋거나 빽 있으면 IB쪽 가거나 사모펀드 쪽도 괜찮고...
사시해서 법조계의 비주류로 살면 뭐해. 용의 허리 쯤 되면 좋나..
게다가 전공 안살리고 사시 잡다가
서울대 간판도 안 먹히게 몰락하는 아저씨들 너무 많이 봤어. 아직 사시하는 서울대 90학번
오빠도 알어. 나한테 신림동 한 번만 와 달래. 수요일 저녁에 돼지고기 나온다고.
경영05 : 그래도 나는 될 거야.
여자3 : 그래....잘 되겠지.
매년 사시 출원자 수가 2만 몇천명인데 그 중에 경영대 합격자수는 열몇명도 채 안 돼.
나머지 서울대 경영대생들은 그냥 무덤과 진배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
학점 개발리고 20대 중반만 넘어가도 회복이 안되지, 인턴 경력 없지 해외연수나 익스턴쉽
없지, 교환학생 경력없지,
자소서에 쓸 내용도 없고 경쟁력도 없어져서 군대 끌려갔다와서는 제로베이스 상태에
안산공단이나 시화공업단지 내에 천일화섬이나 태양천마 이런데 밖에
취업 안된다잖아. 그러면 연고대 경영은 커녕 중경외시에서 스펙관리 잘한 경영대 애들만도
못한 인생 된다던데? 그러고선 자식들한테 과외시켜 줄 돈도 없으면서 아빠는 서울대 경영이니까 니들도 서울대 가야한다고 애들
닦달하고 집착하는 그런 아빠 되는거야.
지금이라도 사시 접고 재수강하고 경력 쌓고 그러면 서울대 경영 정도면 열심히 하면
어지간한 상장기업 부사장, 사장까지는 아니라도 전무정도는 바라볼 수 있어.
혹시 밀리더라도 그보다 한급 낮은 회사에 한급 높은 직급으로 트렌스퍼도 된다고.
안정적 전문직을 원하면
요즘엔 서울대 상경계에서도 치전이나 의전 꽤 준비하던데...로스쿨도 같이.
법조계 기득권 자체도 로스쿨 도입과 판검임용제도 변경으로 와해됐고 제도의 이익은 향후엔
로스쿨 출신들이 더 누릴 수 있도록 변경되고 있던데.
지현아 의대오빠한테 번호 줬어? 줬으면 빨리 딴 방 가자.
여자 1 : 의대 오빠.. 조만간 우리랑 오빠 과사람들이랑 4:4 미팅해~
경영05 : 나도 연락처 좀...
여자 2 : 우리가 잘 된다 한들, 오빠가 나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내가 오빠라면 CPA를 하겠어. 부분합격제로 합격도 쉬워졌고 경영대 메리트도 살리는 길이잖아. 뭐하러 인생 낭비해.
아니면 로스쿨 적어도 인서울 가면 연락해요. 지방가면 못 보니깐....안녕..
법대05 : 잠깐... 그럼 나는? 나도 로스쿨 가면?
여자 3 : 오빤 사시하느라 머리 굳어서 LEET점수도 안 나올거 같은데..
가면 그 때 연락해. 오빠 같은 사람에게 가장 좋은 책을 하나 소개해줄게.
이광수의 ‘흙’. 무정의 작가 이광수지. 와세다 대학 출신의 천재소설가. 그 책에 보면
계집질하는 옛 서울법대 출신 고시룸펜의 종말이 그대로 담겨있어. 8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그거 하난 인
정해 줄게. 서울법대는 20살 이전까지는 전국 250등 안에 드는 탑오브탑이었다는거... 그 점은 서울의대에 못지 않은 거 알아. 물
론 대학교 3학년이 되면서는 시효소멸하겠지만.
앞으로는 로스쿨 시대가 만연하겠지만, 그리고 사시제도가 가졌던 메리트 자체도 로스쿨로 이동하도록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기존 서울법대출신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되진 않을꺼야. 사시를 치르던 로스쿨에 가건 취
업을 하건간에..다만 법학부가 폐지된 건 유감이야. 로스쿨을 시행할
지언정 법학부를 폐지해야할 필요까진 없었다고 봐. 법학부를 남긴 대학들도 있는 것에 비추어서...

그럼 건투를 빌어 오빠. 난 스테이지 나가서 전공연습할래..


 


 


웃고갑시다 ㅎㅎ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